[마감 후] 대통령이 답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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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수정 2026-09-17 00:59
입력 2026-09-17 00:15
‘무신불립’. 믿음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 이재명 정부의 시간은 3년 반 넘게 남아 있다. 30%대 국정 지지율에도 국민들은 아직 대통령의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잘.못.했.음.” 그 네 글자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공소 취소와 연임 개헌에 대한 국민의 질문에 비켜서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일 잘하니까 우리 대통령 한 번 더 시켜야 한다는 정도의 커뮤니티 논의였다’거나 ‘공소 취소보다는 조작 기소에 더 방점이 있다’는 설명으로는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국민의 선택 문제’라는 원론적 답변도 국민이 듣고 싶은 답은 아니다. ‘사이다 발언’으로 국민의 지도자가 된 이재명 대통령이 이제라도 속 시원히 답했으면 한다.

자기반성의 의지도, 능력도 없었던 윤석열 정부를 지나 이재명 정부를 택한 국민의 소박한 바람은 자기반성에 있다. ‘명픽’ 후보들의 유리창이 깨져나갔던 6·3 지방선거 평가는 여당 대표의 책임을 묻는 8·17 전당대회 결과로 나타났다. 그러나 8·30 개각은 이재명 정부의 반성을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왜 잘못했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느냐’는 의문을 남겼다. 잘못은 아래로 미루고 잘한 것만 내세우는 마키아벨리식 정치로는 더이상 국민을 이해시킬 수 없다.

위성정당 비례대표 의원직을 선택한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신약 민원 전달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국민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인사였는가. 차관을 승진시킨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선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주식시장 대응에 대한 잘못을 물은 경질 인사인가 아니면 정책은 옳은데 집행이 문제였다는 고집 인사인가.

64년 만의 문민 장관을 다시 육사 출신 ‘육민 장관’으로 바꾼 인선에는 국방 개혁의 성과가 있었다는 자평이 있는가 아니면 이대로는 역부족이라는 자기반성이 있는가.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군사 쿠데타는 육사 출신들이 한 일인데 거기에 대한 책임을 물은 적이 있나”라며 사관학교 통합을 지지했던 이들조차 이제 그 정반대 인사에 대한 답을 듣고 싶다.

국민이 바꾸라는 부처 장관은 안 바꾸고 차관을 승진시키고 엘리트 육사 출신과 범여권 의원들로 채운 인사는 12·3 비상계엄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대전환을 기대했던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다.

국정 지지율 내림세는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철저한 자기반성에서부터 반등할 수 있다. 정책도, 인사도, 청와대 시스템도 잘못했다. 대통령령으로 직접 입법 예고한 공소청 직제안은 왜 대통령의 뜻과 다른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왜 초안에 불과하다는 평을 들으며 누더기로 덧대어지고 있는가.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앞둔 경찰청장과 검찰총장 자리는 임기 내내 공석으로 둬도 무방한가. 다음달 출범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수장도 마찬가지인가.

인사권자는 국민께 소상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강윤혁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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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혁 정치부 기자
강윤혁 정치부 기자
2026-09-1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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