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 못 달 바엔”… 트럼프, 케네디센터 2년간 폐쇄

윤창수 기자
수정 2026-09-17 00:07
입력 2026-09-17 00:07
휘청이는 미국 문화허브
보수 공사 핑계로 공연장 문 닫아
기부금 급감… 315억원 적자 전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네디 공연예술센터’에 자신의 이름을 넣으려는 시도가 법원에 의해 재차 중단되자 보수 공사 명목으로 공연장을 폐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쿠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판사가 이날 케네디센터 건물 외벽에 트럼프 대통령 이름을 넣는 방안을 중단하라며 “의회 승인 없이 케네디센터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다른 누구, 어떤 것에 대한 기념물도 설치할 수 없다”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법원은 센터 앞 광장을 ‘트럼프 플라자’로 변경하려는 계획 등도 중단시켰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케네디센터 이사회가 센터 수리를 명분으로 최대 2년간 폐쇄하기로 의결했다”며 공연장 폐쇄 사실을 알렸다. 이어 “폐쇄는 즉시 이뤄지지만, 규모가 크고 복잡한 공사인 리모델링 및 재건축은 이사회가 승인한 명칭에 대한 항소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시작할 수 없다”며 향후 법원 판결이 부정적으로 나온다면 센터 개보수도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워싱턴 문화허브’ 케네디센터에 대한 이사회의 개명 시도는 지난해말 추진됐다가 연방법원에 의해 불허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건물 외벽에 ‘트럼프 대통령이 복원·리모델링한 케네디센터’를 표기하겠다고 나섰다가 이날 재차 제동이 걸린 것이다. 특히 이미 의회가 센터 개보수 명목으로 2억 5700만달러(약 3500억원) 예산을 승인했는데, 센터 이름에 ‘트럼프’를 넣으라며 사업을 막아섰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집권 1기 때만 해도 케네디센터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시작과 함께 이사회를 장악하며 ‘문화전쟁’에 나섰다.
이후 연말마다 객석을 가득 채우던 ‘호두까기 인형’ 티켓 판매가 3분의 1 이상 급감하는 등 관객은 외면했고, 공연장 주요 재원인 기부금도 급감했다. 인기 뮤지컬 ‘해밀턴’의 미 독립 250주년 기념 공연이 제작자 보이콧으로 취소되는 등 공연계 반발도 이어졌다. WP는 공연장의 올해 자체 수익이 목표치의 70%를 하회하고 기부금 수익이 25% 부족해 2300만달러(약 315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윤창수 전문기자
세줄 요약
- 법원, 의회 승인 없는 명칭 변경 불허
- 트럼프 이름 표기 시도에 재차 제동
- 보수 공사 명목으로 최대 2년 폐쇄
2026-09-1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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