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엔날레의 장벽…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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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9-16 16:35
입력 2026-09-16 14:44

올해 비엔날레 주제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변용의 기술’
‘섞이고 모이다’ 뜻에 ‘이야홍’은 제주민요 ‘이야홍 타령’ 인용
온라인 게시판서 “사투리도 어렵고 디자인도 어렵다”잇단 지적
예술감독 이종후 관장 “주제에 제주어 첫 사용… 핵심은 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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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이 지난달 24일 제주 관덕정 광장에서 열린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이 지난달 24일 제주 관덕정 광장에서 열린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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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제주비엔날레 포스터. 제주도 제공
제5회 제주비엔날레 포스터. 제주도 제공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이게 무슨 말인가요?”

제주에서 열리는 국제미술행사인 제주비엔날레가 지역 문화의 정체성을 내세운 주제와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보였지만, 정작 일반 관람객에게는 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적 장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어와 제주민요를 활용한 주제와 독특한 디자인이 지역 정체성을 살렸다는 평가와 달리, 일부에선 일반 관람객 눈높이를 고려한 가독성과 안내가 부족하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16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도립미술관이 주관하는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는 지난달 25일 개막해 오는 11월 15일까지 83일간 열린다. 20개국 69팀(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제주아트플랫폼,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레미콘 등 5곳에서 전시가 진행된다.

올해 주제는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변용의 기술’이다. 제주어 ‘허끄곡 모닥치곡’은 ‘섞이고 모이다’는 뜻이며 ‘이야홍’은 제주민요 ‘이야홍 타령’의 후렴구다. 제주 고유문화가 외부 문명과 만나 섞이고 변화해 온 과정을 ‘변용’이라는 개념으로 풀어냈다는 게 비엔날레 측 설명이다.

하지만 관람객들은 행사 취지를 이해하기에 앞서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이라는 이름부터 낯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제주지역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평화로에 설치된 비엔날레 홍보 플래카드를 두고 “아무리 디자인이라고 해도 이게 보이느냐”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개인이 하는 것도 아닌데 보는 사람들을 배려해서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외국어인가 싶어 외국인 축제인 줄 알았다”며 “사투리도 어려운데 디자인까지 어렵다”고 했다.

행사 안내 체계도 도마에 올랐다.

한 시민은 제주도청 ‘제주도에 바란다’에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행사에 대해 문의했지만 “각 미술관 매표소에 전화를 해서 알아보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했다.

이 시민은 “일반인들에게 각 미술관을 알아서 방문하고 알아서 즐기라는 식이라면 평소 전시 관람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며 다른 지역 비엔날레와 비교해 운영과 안내 체계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비엔날레 측은 일부 정보가 늦게 반영된 사실을 인정하면서 현재는 홈페이지 등에 관련 내용을 업데이트했다고 설명했다.

행사 주제와 디자인에 대한 비판에 대해 예술감독인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제주비엔날레의 주제에 제주어가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핵심은 ‘변용’이고, 제주어 표현은 이를 풀어내기 위한 하나의 장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변용은 제주가 가진 문화적 속성이기도 하다”며 “연결과 융합이라는 개념을 제주어로 풀어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야홍’과 관련해서는 제주민요가 외부 문화와 결합해 제주화된 사례라는 점을 들었다. 제주비엔날레가 유배와 돌문화, 신화 등 제주 고유의 문화적 요소를 다루면서도 이를 보편적인 주제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제주어를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획자 역시 제주어와 디자인의 가독성 문제는 인정했다. 포스터 디자인에 대해서는 “이미지 기반이 아니라 폰트 기반으로 디자인했다”며 “주제인 ‘변용’의 개념을 글꼴 자체의 변화로 보여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총 예산 20억원이 투입된 제주비엔날레는 관람객 수는 작년 10만명 넘는 관람객이 찾았으며, 이번 행사도 현재 추세를 감안하면 이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세줄 요약
  • 제주어 주제 활용, 지역 정체성 강조
  • 관람객엔 난해한 문구와 낮은 가독성 논란
  • 행사 안내 체계 미흡, 홈페이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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