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91년생 ‘애착담요’ 女참모에 현찰 6000만원 쐈다…말 나온 이유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9-10 19:54
입력 2026-09-10 19:54
공무원 급여 관련법 위반 가능성 지적
백악관 “직무 무관 크리스마스 선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자신의 ‘애착 담요’로 불리는 나탈리 하프(35) 백악관 보좌관 등 최측근 직원 3명에게 각각 4만 5000달러(약 6200만원)의 현금을 연말 선물로 준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의 연봉 약 15만 달러의 30%에 달하는 돈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직원에게 이처럼 거액의 현금을 준 공개 사례는 없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WP는 8일(현지시간) 최근 공개된 트럼프 행정부 재산 공개 자료를 토대로 하프와 마고 마틴 커뮤니케이션 보좌관, 체임벌린 해리스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각 4만 5000달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세 사람은 이를 ‘연말 현금 선물’로 신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 운영을 담당하는 월트 노타 국장도 2만 달러(약 2800만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 현금 선물을 놓고 연방법 위반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연방법은 민간 등 외부에서 연방 공무원의 정부 급여를 사실상 보충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이번 돈이 백악관에서 수행한 업무에 대한 추가 보상 성격이라면 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윤리 수석 변호사를 지낸 리처드 페인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의 공직 생활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돈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직무와 무관한 개인적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법 위반 가능성을 부인했다.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공보 담당은 “대통령은 정부와 민간 분야에서 직원과 참모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는 오랜 관습이 있다”며 “이번 선물은 이들의 공식 직무와 아무 관련이 없어 법적·윤리적 기준에 따라 완전히 허용된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실만으로 연방법 위반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나왔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 정부윤리청(OGE) 국장 대행을 지낸 돈 폭스는 이번 지급이 급여 보충 금지 조항을 위반했는지는 현재 자료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트럼프 애착담요’ 문고리 女참모 누구길래
이번에 돈을 받은 참모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인물은 하프다.
하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종 뉴스 기사와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수시로 출력해 전달해 ‘인간 프린터’라는 별명을 얻었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물 작성에도 관여하는 등 대통령에게 들어가는 정보와 메시지를 가까이에서 다루는 참모로 알려져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트럼프 담당 기자 매기 하버만은 하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애착 담요’(comfort blanket) 같은 존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는 최근 비밀 이동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암살 위협 우려 속에 튀르키예에서 에어포스원을 떠나 다른 미군 항공기로 비밀리에 갈아탔는데, 하프는 댄 스캐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노타 국장 등과 함께 대통령을 수행한 소수 참모에 포함됐다.
하프는 최근 미국 정치권 공방의 중심에도 섰다. 민주당 존 오소프 상원의원이 조지아주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카타르가 선물한 날아다니는 궁전을 타고 나탈리와 여행하고 싶어 할 뿐”이라고 공격하자 백악관은 오소프 의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하프를 엄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시 백악관의 거센 대응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하프를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 의향이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하프를 “워싱턴 밖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백악관에서 가장 중요한 참모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폭스 전 OGE 국장 대행은 법 위반 여부와 별개로 상사에게 거액의 현금을 받은 부하 직원이 그에게 빚을 졌다고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윤리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윤희 기자
세줄 요약
- 최측근 3명에 4만5000달러 현금 선물
- 백악관, 개인 선물이라며 위법성 부인
- 급여 보충 금지·윤리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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