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전 의원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혐의’ 징역형 집행유예

이창언 기자
수정 2026-09-11 07:09
입력 2026-09-10 16:56
법률 자문비 가장해 4050만원 수수
회계책임자 감독 소홀 혐의는 유죄
산단부지 정보 유출 혐의 등은 무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 재판에 넘겨진 김영선 전 국회의원이 1심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2부(부장 김성환)는 10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의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하고 405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김 전 의원이 2021년 9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안동지역 사업가 A씨로부터 법률 자문비를 가장해 정치자금 4050만원을 받은 혐의와 2023년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에 대한 감독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반면 창원 제2국가산업단지 후보지 관련 정보 누설과 부동산 투기, 국회 정책개발비 편취, 2022년 회계보고 관련 감독 해태와 사적 경비 지출 혐의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선 국회의원 경력의 정치인으로 정치자금법의 취지를 매우 잘 알고 있고, A씨 아들이 정치 입문을 희망한다는 얘기를 듣고 정치활동 지원 대가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것으로 보여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도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900만원을 선고받았다.
강씨는 2022년 6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김 전 의원의 정치자금 지출내역을 회계장부에 허위로 기재하거나 정치자금을 사적 경비·부정 용도로 지출하는 등 회계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었다.
또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김 전 의원이 공천과 관련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정치자금을 주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도 있었다.
재판부는 강씨에 대해 “김 전 의원이 명씨에게 세비를 보내는 과정에서 돈을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회계 업무를 담당하면서 회계 장부를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고 지출에 필요한 영수증 등을 구비하지 않았으며 정치 자금을 사적 경비 등으로 부정 지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검찰 수사에서부터는 권력 최고위층의 비위행위를 진술하고 수사 단서를 제공하는 등 공익신고자에 해당한다”며 “김 전 의원과 명씨의 공천 관련 정치자금 수수 범행을 홀로 자백하고 있는 피고인에게만 그 책임을 묻기 어려워 보이는 사정이 있다”고 판시했다.
김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안동지역 사업가 A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김 전 의원의 남동생 2명은 창원 제2국가산업단지 후보지 관련 정보를 이용해 인근 토지와 건물을 취득한 혐의로 각각 기소됐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이들은 김 전 의원을 통해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2023년 3월 15일 창원 제2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인근 땅과 건물의 소유권을 3억 4000만원에 취득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김 전 의원에게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100만원, 4050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당시 김 전 의원은 당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약 30분간 최후진술을 했고 “무죄가 아니면 차라리 사형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사건은 김 전 의원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대가로 돈을 주고받았다는 혐의로 별도 기소된 사건과는 별개의 재판이다.
이날 1심 판결과 관련해 강혜경 측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강씨는 자신이 처벌받을 위험을 무릅쓰고, 세상에 ‘명태균 게이트’를 알린 공익제보자”라며 “그럼에도 검찰은 강씨에게서 확보한 증거들을 활용하여 개인 강혜경에 대한 위법적인 먼지털기식 수사를 벌였고 입막음용 기소까지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혐의에 대한 ‘무죄’ 판단과 검사들이 활용한 증거에 대한 위법성 판단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검사들의 위법적인 별건 수사, 입막음용 기소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변호인단은 남은 재판에서도 공익제보자들의 용기가 빛바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창원 이창언 기자
세줄 요약
- 불법 정치자금 4050만원 수수 혐의 유죄 판단
- 회계책임자 감독 소홀도 인정, 집행유예 선고
- 산단 정보 누설·투기 등은 증거 부족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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