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남성 폭행 혐의 유죄 40대 여성, 항소심서도 “때리지 않았다”

이창언 기자
수정 2026-09-10 14:41
입력 2026-09-10 14:41
1심서 벌금 30만원…항소심 공판서 폭행 부인
여성단체 “불법촬영 피해자가 가해자 된 현실”
폭행 주장 관련 객관적 증거로 철저한 검증 촉구
여자 화장실에서 자신을 몰래 촬영한 남성을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창원지법 형사3-3부(부장 정현희)는 10일 폭행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A씨 측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A씨가 불법 촬영을 한 20대 남성 B씨의 얼굴을 여러 차례 폭행했다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변호인은 “A씨가 불법 촬영을 당한 뒤 친구에게 여자 화장실로 와달라고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고, 친구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A씨와 B씨가 화장실에서 단둘이 대면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씨는 당시 7~15분 동안 A씨가 자신의 멱살을 잡고 대화하면서 주먹으로 15~17회가량 얼굴을 때렸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A씨 친구가 걸어서 현장에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15초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이러한 이유로 B씨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A씨 친구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다음 공판은 10월 27일 열린다.
A씨는 2024년 12월 8일 오전 5시 40분쯤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 빌딩 1층 여자 화장실에서 자신이 소변보는 모습을 몰래 촬영한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B씨는 앞서 2023년 12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 등을 선고받았다. 이후 집행유예 기간이던 2024년 12월 A씨를 상대로 불법 촬영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사건은 형사 절차를 밟고 있다.
A씨 측은 1심에서도 B씨를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B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폭행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가 A씨의 소변보는 모습을 몰래 촬영한 범죄사실을 자백하면서도 폭행 피해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진술했다”며 “집행유예 기간 중이던 B씨가 A씨와 원만한 합의를 간절히 원하던 상황에서 폭행 피해를 허위로 꾸며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당시 촬영 사실을 사과하는 B씨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출입구를 다리로 막은 것을 넘어 얼굴 부위를 15~17회가량 폭행한 점 등은 정당방위나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첫 공판이 끝난 뒤 경남 지역 여성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불법 촬영 피해자가 오히려 폭행 가해자로 처벌받게 된 현실에 깊은 우려와 분노를 표한다”며 “불법 촬영 가해자가 제기한 폭행 주장을 객관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철저히 검증하라”고 촉구했다.
창원 이창언 기자
세줄 요약
- 여자 화장실 불법촬영 뒤 폭행 혐의 기소
- 1심 벌금 30만원 선고, 항소심서도 부인
- 피해자 측 진술 신빙성 다툼, 증인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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