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수술?… 위암 치료 핵심은 크기보다 깊이·전이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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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수정 2026-09-08 00:06
입력 2026-09-08 00:06

윤영훈·권인규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협진’… 소화기내과·위장관외과 의기투합

2㎝ 암·분화도 양호 땐 내시경 치료
조직 검사 거쳐 추가 수술 여부 판단
ESD 받은 뒤에는 정기적 추적검사

작아도 깊게 침범했다면 수술 필요
상태 따져 근위부절제술·로봇수술
40세 이상 2년마다 위내시경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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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규(왼쪽) 강남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와 윤영훈 소화기내과 교수가 7일 서울 강남구 강남세브란스병원 스마트행정센터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두 교수는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기 위한 내·외과 협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도준석 전문기자
권인규(왼쪽) 강남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와 윤영훈 소화기내과 교수가 7일 서울 강남구 강남세브란스병원 스마트행정센터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두 교수는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기 위한 내·외과 협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도준석 전문기자


작은 위암이라고 모두 내시경으로 떼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크기가 작아도 깊게 파고들었거나 전이 위험이 크면 수술해야 하고, 다소 크더라도 위 점막에 얕게 머물러 있다면 내시경으로 제거해 위를 보존할 수 있다. 암의 크기만으로 치료법을 결정할 수 없는 이유다.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는 환자가 어느 진료과를 먼저 찾았든 소화기내과와 위장관외과가 함께 치료 방향을 정한다. 외과를 먼저 찾더라도 내시경 치료가 가능하면 소화기내과로 보내고, 소화기내과를 먼저 찾았더라도 수술이 더 적합하면 외과 진료로 연결한다. 두 진료과는 내시경 사진과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를 수시로 공유한다.

윤영훈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권인규 위장관외과 교수는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협진을 강남세브란스병원 위암 치료의 강점으로 꼽았다. 윤 교수는 “완치를 목표로 하면서도 환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치료법을 함께 고민한다”며 “진료 시간이 아니더라도 내시경 사진과 검사 결과를 함께 보며 치료 방향을 조율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지방에서 온 환자가 병원을 다시 찾지 않아도 되도록 가능하면 당일 다른 진료과의 진료까지 연결한다”고 설명했다.

내시경 치료 여부는 암의 크기와 깊이, 암세포의 분화도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윤 교수는 “통상 암 크기가 2㎝ 안팎이고 암세포의 분화도가 나쁘지 않으면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을 고려한다”며 “크기가 더 커도 평평하고 깊이가 얕으면 내시경으로 절제할 수 있지만, 작더라도 깊게 침범했거나 분화도가 나쁘면 수술이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ESD는 암을 제거하는 치료이면서 추가 수술이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떼어낸 조직을 현미경으로 분석해 암의 깊이와 분화도, 혈관·림프관 침범 여부 등을 확인한다. 윤 교수는 “암이 완전히 제거됐고 림프절 전이 위험도 낮으면 내시경 치료로 끝낼 수 있지만 위험한 소견이 나오면 수술해야 한다”며 “내시경 절제술은 수술 없이도 안전하게 완치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병리 진단 과정”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위 상부에 암이 생기면 위치와 범위에 따라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내시경 소견과 CT, 내시경 초음파검사 등을 종합했을 때 암이 깊지 않아 보이면 먼저 ESD를 시행할 수 있다. 이후 떼어낸 조직의 병리 결과를 토대로 림프절 전이 위험과 추가 수술 여부를 판단한다. 병리 결과가 좋으면 위를 온전히 보존하고, 위험 소견이 확인되면 수술한다. 윤 교수는 “내시경으로 완치할 수 있는 환자가 불필요하게 위를 절제하는 일을 줄이는 것이 의료진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치료 후에는 정기적인 추적검사가 필요하다. 윤 교수는 “ESD를 받은 환자는 치료 후 2년간 6개월마다 내시경과 CT로 살피고 이후에는 1년에 한 번 검사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수술 후 1기 환자는 처음 2년간 6개월마다, 이후 5년째까지는 1년에 한 번 검사한다”며 “2기 이상은 재발 위험이 커 5년 동안 6개월마다 추적 관찰한다”고 설명했다.

수술 범위는 주로 암의 위치에 따라 정한다. 위 상부의 조기 위암은 환자의 나이와 상태 등을 따져 위 상부만 절제하는 근위부절제술을 하기도 한다. 권 교수는 “위를 전부 절제했다고 해서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거나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며 “조금씩 자주 먹는 방식에 적응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술 후에는 기존 체중의 약 10%가 빠지는 경우가 많다. 권 교수는 “특히 고령자는 근육까지 줄면 회복이 늦어진다”며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계단 오르기나 아령처럼 큰 근육을 쓰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봇수술이 특히 도움이 되는 환자도 있다. 권 교수는 “복강경은 직선형 기구를 사용해 움직임에 제한이 있지만 로봇수술 기구는 관절이 있어 움직임이 자유롭다”며 “특히 비만하거나 과거 수술로 유착이 있는 환자, 출혈 위험이 큰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비만치료제가 위내시경 검사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 약들은 위에서 음식물이 내려가는 속도를 늦춰 전날 밤부터 금식해도 위에 음식물이 남을 수 있다. 윤 교수는 “음식물에 가려 위 점막을 충분히 살피지 못하면 불완전한 검사가 될 수밖에 없다”며 “정확한 검사를 위해 통상 최소 2주 전에는 투약을 중단하도록 권고한다”고 말했다. 다만 “약을 처방한 의사와 중단 여부와 시기를 상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40세 이상은 증상이 없어도 적어도 2년에 한 번은 위내시경을 받는 것이 좋다. 윤 교수는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위축성 위염·장상피화생이 광범위한 사람, 위 선종이나 조기 위암을 치료한 사람에게는 1년 간격의 검사를 권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조기 위암은 사실 뚜렷한 증상이 없다”며 “지속적인 구토와 체중 감소, 검은색 변, 원인을 설명하기 어려운 빈혈 등이 경고 증상이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내시경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되면 제균 치료 후 균이 사라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윤 교수는 “암을 완전히 제거했어도 남은 위에서 새로운 암이 생길 수 있다”며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당부했다.

이현정 기자
세줄 요약
  • 크기보다 깊이·전이 위험이 치료 기준
  • ESD 후 병리 결과로 추가 수술 판단
  • 40세 이상 2년마다 위내시경 권장
2026-09-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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