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세법, 용산아파트, 부동산 대책

김동현 기자
수정 2026-08-20 05:02
입력 2026-08-20 01:22
또 다시 등장한 세금과 용산
서울 집값 잡는데 도움 안돼
새 대책보다 기존 대책 실천을
‘양포 세무사’.2019년 문재인 정부 당시 나온 신조어다. 당시 정부가 서울 아파트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세법 개정안은 지금도 경제부처를 출입하는 기자들 사이에 회자될 정도로 복잡했다. 그런데 난수표 같은 세법 개정안은 세금 전문가인 세무사들도 감당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양도세 업무를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양포 세무사’가 탄생했으니 말이다.
‘용산 아파트 건설’.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서울의 한가운데 있어 입지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용산에 대규모 아파트 공급을 통해 가격을 잡겠다는 원대한 계획은 정책 결정권자에게 항상 매력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용산이라는 공간이 갖는 입지적인 특성 때문에 항상 멋지고 화려한 계획 발표만 있고 실행되는 경우는 아직 없었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유동성과 저금리는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앞자리를 바꿨다. 2022년과 2023년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유동성을 축소했던 시기를 제외하면 서울 아파트는 가격이 한 번도 꺾이지 않았다. 국민들이 서울 아파트를 ‘우량 자산’으로 인식하는 이유다.
주식 가격이 올라 자산 격차가 커지는 것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시민들의 생존권과 행복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는 측면에서 분명 정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가끔 정부가 내놓는 정책을 보면 실제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인지 의심을 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주택·부동산 관련 세법과 용산 주택 공급이다.
복잡하다는 이번 세법 개정안의 골자는 고가 아파트에 대한 재산세와 양도세 강화로 정리된다. 비싼 아파트에 보유세와 양도세를 강화해 고가 아파트 가격을 잡으면 도미노 효과로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논리를 근거로 하고 있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세법 개정안 발표 이후 실제 강남권 고가 아파트 가격이 수억원씩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말한다. “60억~70억원 하던 아파트가 5억원 떨어지는 것이 나랑 무슨 상관이냐”고 말이다. 서울의 김 부장과 박 차장이 사는 외곽지는 오히려 집값도 전셋값도 더 뜨거워지고 있다. 고가 아파트가 꺾이면 이후 다른 아파트 가격이 꺾인다고 이야기하지만, 이미 지역 간 격차가 너무 커져 오히려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오르며 갭이 줄어드는 모양새다.
용산을 활용한 아파트 공급 대책도 마찬가지다. 서울 한복판에 미니 신도시 규모 아파트를 건설하자는 아이디어는 “와! 멋지다”라는 감탄사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실행이 가능한가? 2020년 정부는 미군 반환 부지인 캠프킴에 아파트 3100가구를 짓는다고 했는데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이유는 미군이 반환한 땅은 모두 토지 정화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이 작업에 몇 년씩 시간이 걸려서다.
용산공원도 빈 땅이라서 당장 집을 지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보기와 다른 것이다. 여기에 토지 정화 작업 비용이 분양가에 포함되면 생각만큼 저렴한 가격에 공급도 어렵다.
2018년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정부는 수차례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제대로 실행이 되지 않으면서 사람들은 정부의 공급 대책을 ‘늑대 소년’으로 생각한다. 이미 많은 대책이 나왔다. 부족한 것은 실천이지 새 대책이 아니다. 높으신 분을 위한 기발한 대책보다 약속한 사업을 실행하는 것이 시민들의 신뢰를 얻고,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는 지름길일 수 있다.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을 찾기보다 하던 것을 더 열심히 잘해 보자.
김동현 사회2부 차장
2026-08-2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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