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한 대 치고 싶어해” 온갖 불만 다 터졌다…한미훈련 손댄 배경 [배틀라인]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8-18 21:29
입력 2026-08-18 16:55
세줄 요약
  • 한미연합연습 축소 지시 배경에 대한국 불만 확대
  • 3500억 달러 투자 이행 속도와 사업 발표 지연 지적
  • 쿠팡 규제·이란 지원 문제까지 압박 요인으로 부상
이미지 확대
인공지능 도구로 생성한 자료사진. 서울신문
인공지능 도구로 생성한 자료사진. 서울신문


이미지 확대
‘천마총 금관 모형’과 한미 정상
‘천마총 금관 모형’과 한미 정상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 2025.10.29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연습 대폭 축소를 지시한 배경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뿐 아니라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속도와 이란·호르무즈해협 지원 등에 대한 불만도 작용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7일(현지시간) ‘한국의 무역 오판이 안보에서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관련 논의를 잘 아는 관계자 3명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와 안보 현안을 분리해서 다루지 않고, 한미연합연습 같은 안보 현안도 한국을 압박할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3500억 달러 투자 이행에 불만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처럼 연합연습 축소 카드를 다시 꺼내 든 데에 서울의 3500억 달러 투자 약속 이행 속도에 대한 불만이 작용했다”고 전했다.

한국은 지난해 관세 협상에서 미국에 총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에, 2000억 달러는 전략산업 투자에 배정됐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아직 2000억 달러 투자분의 구체적인 사업이 발표되지 않은 점 등을 문제 삼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한국과의 협상이 트럼프 행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본 협상 상대 중 가장 느리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일본이 이미 6개 사업을 확정한 것과도 비교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한국이 모든 세부 조건을 충분히 검토한 뒤 투자사업을 발표하려는 방식과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속도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차 석좌는 “한국은 발표하기 전에 모든 세부 사항을 완벽하게 정리하려는 것 같다”며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그런 식으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 측 투자계획에는 외환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연간 달러 조달액을 200억 달러 이하로 제한하는 장치가 포함돼 있다. 미국 측이 문제 삼는 것은 투자 약속 자체보다 사업 선정과 집행 속도인 셈이다.

쿠팡 규제·호르무즈 기여까지 불만트럼프 행정부의 불만은 다른 현안에서도 쌓인 것으로 전해졌다.

폴리티코는 미측이 한국 정부의 쿠팡 규제에도 불만을 보인다고 전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6월 개인정보 유출과 법적 근거 없는 개인정보 수집 등을 이유로 쿠팡에 총 62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쿠팡 문제가 한미 무역·투자·안보 협의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징후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호르무즈해협 지원 문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더 직접적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란 문제와 관련한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 대통령이 사양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주한미군을 배치해 한국을 북한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는데 한국은 이란에서 미국을 돕지 않는다며 “그렇다면 우리는 왜 당신들을 돕는 데 개입하고 있느냐”는 취지로 불만을 나타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호르무즈해협 지원 대응도 “개인적으로 받아들였다(took it personally)”고 한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한 대 때리고 싶은 것 같다(seems that Trump just wants to punch South Korea)”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렛대를 활용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지렛대는 실제로 사용할 의향이 있을 때 힘을 발휘하는데 트럼프는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와 미국 기업 규제에 이란·호르무즈 지원 문제가 겹치면서 경제·통상 분야의 불만이 한미 안보 현안으로 번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미연합연습까지 ‘지렛대’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한미연합연습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공개적으로 내세운 이유는 연습 비용과 대북 메시지였다. 한미연합연습에 큰 비용이 들고 북한에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낸다며 김 위원장과의 “매우 좋은 관계”를 강조했다.

같은 글에서는 한국이 이란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함께 꺼냈다.

반면 대북 대화에는 적극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김 위원장이 자신의 북미대화 제안에 응답했다고 처음 공개했고, 대화 상황을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응답 시점과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결국 이번 연습 축소에는 김정은에게 보내는 대북 유화 메시지와 한국의 투자·통상·중동 기여를 둘러싼 대한국 압박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미연합연습이 북미대화를 위한 긴장완화 수단을 넘어 한국과의 통상·안보 협상에서도 ‘지렛대’로 활용될지가 주목된다.

권윤희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내안의 AI 본성 분석 :
UNMASK ]
기사 읽는 습관에 숨겨진 당신의 MBTI는?
기사 반응 MBTI 확인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한국이 미국에 투자를 약속한 총 금액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