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해산인데 의원 1명 남겼다…日정당, 110억 교부금 노렸나

도쿄 명희진 기자
수정 2026-09-22 13:30
입력 2026-09-22 13:30
세줄 요약
- 의원 1명 남겨 정당교부금 유지 논란
- 110억원대 교부금 수령 가능성 부각
- 여론 80%가 납득 못 한다는 반응
최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장관 후보자 낙마 계기로 위성정당의 국고보조금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일본에서도 사실상 해산한 정당이 의원 한 명을 남겨 100억원대 교부금을 지키면서 ‘꼼수’ 논란이 번지고 있다.
2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한때 제1야당이었던 중도개혁연합은 소속 국회의원 49명 가운데 48명이 탈당한 뒤에도 중의원 와타나베 소 의원을 잔류시켜 당을 존속시켰다. 탈당 의원들은 신당 ‘민주개혁회’ 창당에 참여하거나 공명당으로 복귀했다.
일본에서는 소속 의원이 한 명뿐이어도 최근 국정선거 득표율이 2%를 넘으면 정당교부금 지급 대상이 된다. 이에 중도개혁연합은 올해 배정된 정당교부금 약 23억4000만엔 가운데 미지급분인 11억7000만엔(약 110억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중도개혁연합이 완전히 해산했다면 미지급분은 어느 정당에도 지급되지 않고 국고에 남는다.
중도개혁연합은 지난 2월 중의원 선거에서 발생한 채무를 갚기 위한 조치라며 교부금의 90%를 채무 상환에 사용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교부금 확보를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거세다. 여당인 자민당에서는 “채무 문제로 논점을 바꾼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도 “채무 청산이 당 존속의 목적이었다면 빚을 갚은 뒤 의원들이 탈당했어야했다”고 꼬집었다. 중도개혁연합을 탈당한 의원들 사이에서도 “정당교부금을 정당의 이해득실에 따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론도 차갑다. 요미우리신문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일본 유권자 10명 중 8명은 중도개혁연합의 교부금 수령을 “납득할 수 없다”고 답했다.
논란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중도개혁연합이 내년도 교부금 산정 기준일인 1월 1일까지 당을 유지한 뒤 민주개혁회와 합당하면, 과거 선거 득표 실적을 토대로 책정된 교부금을 신당이 승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남은 교부금을 모두 받은 데 이어 내년도 몫까지 민주개혁회로 넘길 수 있는 셈이다.
도쿄 명희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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