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이드] 이마트 사령탑 교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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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2-02 07:44
입력 2004-12-02 00:00
지난달 30일 단행된 신세계그룹의 인사에서 이마트 부문 황경규 전대표가 물러난 것을 놓고 업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마트가 할인점 분야에서 1위를 달리며 최고 강자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호황기에 ‘오늘의’ 이마트를 일군 황 전 대표의 퇴진이 이래저래 의문점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씨카드 등 카드사들과 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놓고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사령탑’의 전격 교체는 업계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인사 배경을 놓고 단순한 세대교체 차원이라는 얘기와 카드사태 문제 등에 대한 책임성 인사라는 등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그룹측에서는 황 전 대표의 퇴진은 이미 예고된 인사나 다름 없다며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지난 98년부터 7년 동안 3년임기의 사장을 연임하고도 1년을 더 한 ‘장수’대표로서 황 전대표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 줘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는 것이다. 삼성그룹 입사 동기인 김진현 전 백화점 대표의 경우 이미 지난해 물러났고, 김순복 부사장도 이번 인사에서 동반 퇴진한 것을 봐도 “때가 된 것 아니냐.”는 얘기다.

황 전 대표의 자리를 이어받은 이경상 대표는 삼성그룹 입사 1년 후배이다.

신세계 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이미 황 전대표의 퇴진설이 나왔지만 백화점과 이마트 등 2개 핵심 부문의 수장을 함께 바꾸는 것이 부담이 됐기 때문에 1년 더 한 것으로 안다.”면서 “신세계는 정실인사 등 절대 무리한 인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불황기에 더욱 빛을 보는 할인점 업계의 장점이 최근 빛이 바래지면서 성장둔화 등으로 이어지고 있고, 카드문제가 여전히 현안으로 남아 있는 점을 들며 단순한 물갈이 차원의 인사로 보지 않는다. 특히 이마트의 역사를 새로 써 온 황 전대표의 ‘공로’를 감안하면 이번 퇴진은 의외라고 보고 있다.

황 전대표는 신세계측에서도 인정하듯‘한국형 할인점’모델을 정착시킨 인물이다. 그는 유럽과 미국 등지와 달리 상품진열 매대를 우리 눈높이로 낮추고, 상품진열 방법, 서비스, 교환·환불부문 등에서 한국식 스타일을 만들어온 할인점의 ‘산 증인’이다. 최저가격 보상제 도입도 그의 작품이다.

한편에선 이마트가 1단계 성장기를 거쳐 2단계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인사의 필요성이 생겼다는 시각도 있다.

후임 이 대표의 경우 영업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기보다 지원·경리 등 관리분야에서 커왔던 점을 주시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마트는 향후 성장 중심보다는 손익관리, 경비관리 등 관리중심으로 가야 하는 시점에 다다르면서 ‘관리형 스타일’의 이 대표가 적임자라는 설명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2004-12-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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