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기 적자’ SK온, 연봉 동결 비상경영

김희리 기자
수정 2024-07-02 00:59
입력 2024-07-02 00:59
‘C레벨’ 거취 이사회에 위임
CAO·CCO 폐지 등 임원진 축소
복리후생·업무추진비 대폭 삭감
SK온은 1일 오전 전체 임원회의를 열고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고 이날 밝혔다. 당장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최고생산책임자(CP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C레벨’(분야별 최고 책임자) 전원의 거취를 이사회에 위임했다. 최고관리책임자(CAO)와 최고사업책임자(CCO) 등 일부 C레벨직은 아예 폐지하고 성과와 역할이 미흡한 임원은 연중이라도 보임을 수시로 변경하기로 했다. SK온은 최근 성민석 부사장이 영입 10개월 만에 CCO직에서 보직 해임되고 최영찬 CAO 사장이 SK E&S 미래성장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이미 조직을 개편하고 임원을 축소하는 분위기다.
또 올해 분기 흑자 전환에 실패할 경우 내년 임원 연봉도 동결하기로 했다. 앞서 이석희(59) CEO가 올해 초 연간 흑자 달성 때까지 연봉의 20%를 반납한다고 선언한 데 이어 다른 임원들도 조건부 연봉 동결에 동참했다. 임원들에게 주어진 각종 복리후생 제도와 업무추진비를 대폭 줄였다. 앞서 해외 출장 시 비즈니스석을 이코노미석으로 대신했으며 출근 시간도 오전 9시에서 7시로 앞당긴 바 있다.
이 같은 고강도 조치가 이어지는 것은 SK온의 빠른 정상화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 때문이다. 2021년 출범 이래 10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거듭하고 있으며 이 기간 누적 적자 규모는 2조 5876억원에 달한다. 후발주자로 이제 막 미국, 중국, 헝가리 등 해외에 공장을 짓고 있기 때문에 비상경영을 선포했지만 생산능력 확대 및 비용 절감도 쉽지 않다.
지난 3년간 이미 20조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7조~8조원에 달하는 투자 비용이 추가로 든다. 최근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의 자회사인 SK E&S 합병 가능성이 거론된 것도 SK온의 자금 사정에 숨통을 틔우기 위한 방안으로 나온 것이다. 일각에서는 매각설까지 나온다.
앞서 SK그룹은 지난달 28~29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최태원(64) 회장, 최재원(61) 수석부회장, 최창원(60)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계열사 CEO 20여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비주력 사업과 중복 사업을 대폭 정리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하는 것으로 경영 방향을 재편했다.
한편 미국 출장 중인 최 회장은 앤디 재시 아마존 CEO와 팻 겔싱어 인텔 CEO 등과 잇따라 만나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들과 만난 사진을 올리고 “AI 반도체 최전방의 거인들”이라면서 “이들이 엄청난 힘과 속도로 세상을 흔들 때 우리도 백보 천보 보폭을 맞춰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2024-07-0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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