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구 참사는 우리 모두의 슬픔
수정 2003-02-20 00:00
입력 2003-02-20 00:00
이번 참사 현장에서도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은 채 사선을 넘나든 119 구조대원들이 있었다.한 명의 목숨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죽음의 가스로 가득찬 아비규환의 구렁텅이로 뛰어든 군장병,경찰,의사,간호사들도 있었다.자원봉사자들은 희생자 가족과 구조대원 등을 위해 밤새 식사와 음료수를 날랐다.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등 각종 대형 사건을 겪으면서 자생적으로 뿌리내린 희생과 봉사의 한 단면이다.지난해 영동지역을 휩쓴 수해에 이어 이번에도 네티즌 사이에서는 헌혈과 자원봉사를 촉구하는 글들이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웃의 슬픔에 기꺼이 동참하려는 이같은 움직임이 우리 사회를 한데 묶는 크나큰 원동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우리 사회는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세대·지역·계층간 갈등의 골이깊어진 느낌이 없지 않다.특히 대구지역은 대선 후유증을 심하게 앓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 같은 상황에서 아픔을 함께하려는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은 슬픔을 억누르고 다시 일어서야 하는 유족이나 부상자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
우리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지난해 이웃돕기 성금을 목표보다 43% 많은 903억원이나 모금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또 월드컵과 대선을 통해 자발적인 참여는 우리 사회를 이끄는 시대정신으로 자리매김했다.금전적인 도움이 아니더라도 위로의 편지 한 장,e메일 한 줄이 필요한 순간이다.참사의 현장인 대구에서 희망을 향한 ‘싹’이 돋아나길 기원한다.
2003-02-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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