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밀반군/야당 강경정책에 보복/스리랑카 대선후보 테러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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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10-25 00:00
입력 1994-10-25 00:00
스리랑카 야당 대통령 후보 가미니 디사나야케에 대한 폭탄 암살사건은 그가 지난해 8월까지 17년동안 집권해온 민족통일당 후보로 다음달 9일 있을 선거에서 당선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들은 지난해 라나싱헤 프레마사다 전 스리랑카 대통령 살해사건과 91년 라지브 간디 전 인도총리에 대한 자살폭탄테러사건의 배후세력으로도 지목된 바 있다.스리랑카의 1천7백만명 인구중 18%로 소수민족인 타밀족가운데 최대반군세력인 타밀엘람해방호랑이는 다수족인 싱할리족의 차별에 반대,타밀족의 분리를 요구하며 스리랑카 북부와 동부를 거점으로 11년째 유혈투쟁을 벌이고 있다.지난 72년 이 단체가 결성된 뒤 지금까지 일어난 유혈충돌로 양측은 3만4천명 이상의 희생자를 냈다.
이들이 이번에 디사나야케를 타깃으로 삼은 것은 지난 87년 장관 재직당시 그가 타밀종족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인도군을 배치하는 내용의 조약을 인도와 체결했던 전력이 있는데다 자신들에게 유화정책을 펴고 있는 쿠마라퉁가 현 총리와는 달리 「타밀반군들이 무력투쟁을 포기하지 않을 때까지는 협상을 할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그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경우 돌아올 타격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8월 총선에서 승리한 집권 인민동맹당은 휴전을 할 경우 반군들이 전열을 다시 정비할 시간을 얻는다고 반대하는 군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내전종식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삼고 평화분위기 정착을 내세웠었다.
실제로 지난 13,14일 반군 거점인 북부 자프나에서 열린 평화회담에서 양측은 경제문제를 중심으로 내전으로 파괴된 도로·항만·학교·병원 등의 복구를 광범위하게 논의했다.정부측은 첫번째 회담이 끝난 뒤 화해의 제스처로 18명의 타밀반군 포로를 석방했으며 반군측도 싱할리족 어부 9명을 석방,이에 화답했다.
그러나 결국 이번 사건으로 24일 여행자들의 안전통행 조항 등을 포함한 양측의 본격적인 휴전협상은 무기한 연기됐다.<김성수기자>
1994-10-2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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