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봉교체 「입회」넘어 「검증」요구/갈루치의 대북서신 뭐 담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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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4-30 00:00
입력 1994-04-30 00:00
◎「특사교환」 철회의 상응조치도 주문/“기존카드 세분화” 북의 전략에 대응

28일의 미국·북한 뉴욕 실무접촉에서 미국측은 로버트 갈루치 북핵담당대사의 「새 제안」이 담긴 서신을 전했다.지난 2월 25일이후 두달만에 재개된 이날 접촉은 핵사찰 현안의 논의보다는 메시지의 전달이 주목적이었다.

미국무부측은 이날 하오의 뉴욕 접촉이 끝난 후 단 두줄의 성명만을 발표했다.그 내용은 『지난 19일 강석주 북한외교부제1부부장이 보낸 서한에 대한 응답을 하기위해 회합을 가졌으며 북한측이 조속한 시일내에 「새 제안」에 대해 응답해주기를 기대한다』는 것이었다.

이날 접촉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양측 접촉창구가 참사관급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양측의 입장을 전달하는데 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미측에서 캐네스 퀴노네스 국무부북한담당관이,북한의 유엔대표부에서 한성렬 정무참사관이 각각 나와 접촉했기 때문이다.지난 2월 미·북한간에 핵사찰및 3단계고위회담관련 협상이 진행되었을 때 국무부 토머스 허바드 동아태차관보와 북한의 허종 유엔대표부부대사가 대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핵연료봉교체입회와 추가사찰문제를 싸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북한이 아직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미·북한실무접촉과 갈루치의 「새 제안」서신은 상당한 「윤활유」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은 갈루치의 이날 서신이 부분적으로 새로운 제안이 있을지 모르나 전체적으로는 미국의 기본입장을 강조한 것이라고 전했다.

갈루치 서한은 북한 강석주 부부장이 『북한은 지난 2월25일 미측과 합의한 사항을 지켰으므로 3단계 미·북한 고위회담을 조속히 개최하자』는 내용의 지난 19일자 서신에 대한 답신이자 북측의 응답을 다시 요청하는 내용이다.

갈루치 서한은 ▲한국이 미·북한 3단계고위회담 전제조건의 하나인 특사교환을 철회하는등 신축성을 발휘한 만큼 북한도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한 추가사찰을 받아들일 것 ▲핵연료봉교체시 IAEA의 단순한 입회뿐만 아니라 필요한 검증을 허용할 것등을 요구 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갈루치서한에서 「새 제안」은 핵사찰과 관련하여 북측이 IAEA의 의견을 존중해주면 팀스피리트훈련의 11월 재개방침을 더 완화하고 3단계고위회담의 개최를 보장하는등의 상응한 보상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북한간에 오가고있는 서신왕래는 기본적으로 핵문제를 외교적으로 풀자는 원칙아래 미국측은 핵사찰의 완전이행에,북한측은 3단계회담의 조속개최와 「보상메뉴」에 중점을 두고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북한측이 이날 박길연 유엔대표부대사의 회견을 통해 『휴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를 위한 대미협상개시』를 요구한 것도 3단계회담의 메뉴에 이를 포함시키기 위한 「군불때기」로 풀이되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구사할 수 있는 핵카드가 별로 많지않기 때문에 기존카드를 다시 얇게 썰어 사용하는 「살라미 카드」를 단계마다 내놓고 있다고 파악,북한에 적절한 선에서 반대급부를 제공해가면서 핵문제를 타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워싱턴=이경형특파원>
1994-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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