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예산 감축 싸고 시각차/미 애스핀 국방예산안 제출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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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2-14 00:00
입력 1993-02-14 00:00
미국의 클린턴행정부가 출범한뒤 국방비의 대폭 삭감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대해 합동참모본부에서 「신중한 반발」을 일으키고있다.이같은 「반발」은 『충격을 흡수할 수없을 정도로 크고 급작스런 변화는 군전력의 기본구조를 파괴하게된다』는 콜린 파월합참의장의 12일 기자회견 발언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파월의장은 이날 「미군의 역할,임무와 그 기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일부 관리유지및 교육훈련의 중복을 없애는 것은 필요하지만 육해공군및 해병대의 역할을 축소하는 방식은 찬성할 수없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합참이 국제안보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지역지향전략,군예산의 감축등의 요인에 따라 군의 임무와 역할등을 재평가한것으로 레스 애스핀국방부장관에게 제출하려고 작성한 것이다.따라서 합참의 이번 보고서의 내용을 클린턴행정부의 국방비 대폭삭감에 대해 군부가 조직적으로 반발하는 증거로 속단할 수는 없다.더욱이 전통적으로 문민절대우위의 군통수체제를 지켜온 미국에서 그같은 「항명」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취임이후 파월의장을 중심으로한 합참의 입장과 새 행정부의 군운용방침은 알게 모르게 계속 불협화음 내지는 마찰을 빚어온 것 또한 사실이다.따라서 이번 보고서의 발표와 파월의 회견은 일종의 「정치적 시위」라고 볼수있다.클린턴대통령이 취임뒤 합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병영에서의 동성연애허용조치를 사실상 시행토록한 것이나 합참이 평가한 수준보다 훨씬 많은 군병력의 감축및 국방비의 삭감을 요구하고있는데서 이러한 마찰은 벌써부터 감지돼왔다.
최근 뉴욕 타임스지가 『파월의장이 클린턴행정부와의 불편한 관계로 조기은퇴할것』이라고 보도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다.물론 파월은 이 보도에 대해 임기만료일인 9월말보다 1개월정도 먼저 물러날 생각이지만 클린턴정부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기 위한것은 아니라고 해명 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앞으로 5년동안 6백억달러의 국방비를 삭감하고 군병력규모도 1백40만명으로 줄이겠다고 다짐하고있다.이에따라 애스핀장관은 94회계연도에서 최소 1백8억달러이상을 삭감하도록 이미 지시했다.
이에 비해 파월의장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7∼8개의 관리유지 병참보급기지를 폐쇄함으로써 연간 4억∼6억달러의 예산절감은 할수있다』면서 각군의 전력유지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삭감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그는 미군병력의 감축수준에 있어서도 1백60만명의 유지가 적정하다고 평가,클린턴대통령의 정책목표와는 20만명이나 차이를 보이고있다.파월의장이 이날 국방비의 대폭적이고 급격한 삭감에 공개적인 반대를 표명한 것은 백악관내의 예산부서에서 애스핀장관의 삭감지침보다 더 많은 삭감을 추진하고있는데 대한 「예방적 대응」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12일 백악관직속의 예산관리국(한국의 경제기획원처럼 예산편성권을 가지고있음)의 고던 애덤스 국가안보담당국장보가 97년까지 미군병력을 1백20만명으로 줄이고 국방비도 9백억달러를 삭감하는 새로운 안을 추진하고있다고 보도했다.이는 「클린턴애스핀계획」보다도 병력에서 20만명,예산에서는 3백억달러를 더 줄이는 것으로 펜타곤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할만한 내용이다.
조지 스테파노풀로스 백악관공보국장은 이날 파월의장의 보고서발표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대통령은 보고서를 애스핀장관에게 일단 검토시킨뒤 필요한 대응을 하게되면 할것』이라고 밝히고 『대통령은 보다 신속하게 군을 감축할것을 요구하고있다』고 부언했다.
클린턴행정부는 지금 포스트 냉전시대에 있어 미군의 역할,임무,기능의 재평가를 통해 병력의 적정규모와 국가재원의 배분비율을 정립해야하는 중대한 시점에 서있다고 할수있다.민간정책입안자의 안보환경에 대한 시각과 제복을 입고있는 군부의 시각사이에는 차이가 있게 마련이지만 어떤 과정으로,어떤 방향으로 결론을 내릴지 비상한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워싱턴=이경형특파원>
1993-02-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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