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률 94% 시대…“묘소 꼭 찾아야 하나” 500년 전 퇴계의 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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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화 기자
수정 2026-09-21 11:30
입력 2026-09-21 11:30

한국국학진흥원, ‘퇴계 선생언행록’서 묘소 관리 방식 변화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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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선생언행록’ 중 묘소 관리 방식 문답 내용.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퇴계 선생언행록’ 중 묘소 관리 방식 문답 내용.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한국국학진흥원은 추석을 앞두고 소장 자료인 ‘퇴계 선생 언행록’과 경북 안동 종가 사례를 통해 시대 변화에 따른 묘소 관리 방식을 짚었다.

21일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국내 화장률은 94%로 사망자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화장을 택했다. 이는 화장이 보편적인 장묘 방식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국토교통부 지적 통계상 지목이 ‘묘지’인 토지는 283.3㎢로 서울시 전체 면적(605.21k㎡)의 46.8%에 달한다. 공원(341.6㎢)이나 학교 용지(317㎢)와 비교해도 작지 않은 규모다.

기존에 조성된 조부모와 그 윗대 조상의 묘소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다. 이는 후손들의 관리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족 규모가 작아지고 도시 거주가 늘어난 데다 고령화까지 겹쳐 산에 흩어진 묘소를 일일이 찾아 벌초하거나 성묘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퇴계 선생 언행록’에는 제자 김부륜이 여러 묘소를 찾아 제사를 지내다 보면 오르내리느라 지쳐 정성과 공경이 해이해질 수 있다며 재실에서 지방을 써 함께 제사를 지내도 되는지 묻자 퇴계 이황이 “무방하다”고 답한 기록이 나온다.

김부륜이 정결한 곳에 제단을 마련해 함께 제사를 지내는 방안을 다시 묻자 퇴계는 “더욱 좋다”고 답했다.

퇴계는 당시 사람들이 묘제를 지낼 때 반드시 묘소를 찾지만, 이는 본래 예법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묘제를 반드시 묘소에서 지내야 하는지를 둘러싼 고민이 500여 년 전에도 있었던 셈이다.

오늘날 안동 종가에서도 묘제를 지내는 공간을 바꾸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안동 김씨 보백당 종가는 20여 년 전부터 산에 흩어진 묘소를 일일이 찾는 대신 재실에서 여러 조상의 묘제를 함께 지내고 있다.

진성 이씨 퇴계 종가와 퇴계 조부인 노송정 종가도 종택 제청에 위패를 모시고 합동 묘제를 올리고 있다.

진성 이씨 주촌 종가는 2016년 종택 뒤편에 추모 제단을 마련해 조상 50여 위를 함께 모시고 있다.

종손 이세준 씨는 고조부까지 벌초를 이어가되 그 윗대 묘소는 벌초하지 않고 자연으로 돌아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국학자원총괄실 수석연구위원은 “묘제를 묘소에서 지내야 할지, 묘소를 남긴다면 어디까지 관리해야 할지에 대한 실마리를 퇴계 기록과 안동 종가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며 “올해 추석에는 조상의 묘소를 찾아 성묘하는 것과 함께 남아 있는 묘소를 앞으로 어떻게 관리할지도 가족과 함께 생각해 볼 때”라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세줄 요약
  • 화장률 94% 시대, 장묘 문화 변화
  • 퇴계 기록 속 묘제 장소 고민 재조명
  • 안동 종가들, 합동 묘제로 관리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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