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방화범 체포이후] 문화재 대책없이 신속·침착 문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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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기자
수정 2008-02-13 00:00
입력 2008-02-13 00:00

문화재청 방재 매뉴얼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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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화재 당시 화재 진압 매뉴얼이 없었다는 지적에 문화재청은 ‘문화재 재난 위기대응 실무 매뉴얼’이 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하지만 서울신문이 12일 이 매뉴얼을 입수해 전문가를 통해 분석한 결과 허점투성이였다. 전문가들은 “일반 건물의 진화방식에 ‘문화재’라는 세 글자만 넣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재청이 2006년 2월 배포한 이 매뉴얼은 ‘문화재별 화재 위기대응 현장조치’,‘산불 재난 위기대응 현장조치’,‘지진·지진해일 위기대응 현장조치’로 나뉘어 있다.

●비상연락망엔 2년전 퇴임 장관이름

‘문화재별 화재 위기대응’은 중요건조물문화재,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사적지 내 문화재, 천연기념물, 동산문화재, 민속마을등록문화재, 궁·능·원 등 8개 문화재의 화재예방과 현장조치 방안을 실었다. 하지만 이는 화재나 진압 형태에 따른 분류가 아닌 문화재청 각 부서의 분류일 뿐이다. 내용도 부실하다. 매뉴얼에는 화재발생시 행동요령으로 ‘신속하게 신고하고 안전조치를 취한 뒤 침착한 소화 활동을 통해 주요문화재를 보호해야 한다.’는 상식적인 문구만 들어 있다.

중요건조물문화재의 화재예방 매뉴얼에는 화재경보시스템을 설치해야 하며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국보 1호 숭례문에는 화재경보기가 없었다.

●소방전문가 참여없이 매뉴얼 만들어

매뉴얼 부록에 실린 비상연락망은 2년 동안 전혀 바뀌지 않았다. 행정자치부 장관이 맡도록 돼 있는 중앙안전대책본부장에는 2006년 3월에 퇴임한 오영교 전 장관의 이름과 연락처가 여전히 올라 있다.



‘문화재 재난 위기대응 실무 매뉴얼’은 소방전문가가 아닌 문화재청 공무원이 만들었다. 매뉴얼을 관리하는 문화재안전국 직원 9명 가운데 소방전문가는 한 명도 없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008-02-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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