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도둑 잡은 탐사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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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희 기자
수정 2007-01-31 00:00
입력 2007-01-31 00:00
벌거벗은 채 빗물 배출관으로 도망친 도둑이 ‘하수관 탐사 로봇’에게 붙잡혔다.

30일 서울 노원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중계동 상계백병원 종합검진실에서 한모(57)씨가 혈액검사를 기다리던 박모(69·여)씨의 손가방을 훔쳐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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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야.” 박씨의 비명에 시민들이 한씨를 쫓기 시작했다. 한참을 도망치던 한씨는 시민들에게 옷덜미를 붙잡히자 점퍼를 벗어 던졌다.

이어 허리띠를 붙잡히자 바지까지 벗고 달렸다. 결국 시민들의 끈질긴 추적에 속옷에 신발까지 모두 벗고 도망가던 한씨는 알몸으로 병원 주변 당현 1교 아래 빗물 배출관 속으로 숨어 들어갔다.

배출관은 직경이 한 사람이 겨우 기어다닐 수 있을 만한 60㎝에 불과했지만 한씨는 손발에 상처를 입어가며 필사적으로 기어 도망갔다.

예상치 못했던 저항에 당황한 경찰을 도운 것은 다름 아닌 하수관 탐사로봇. 경찰의 부탁을 받은 관할 노원구청이 배출관 도면과 함께 가지고 왔다.CCTV와 바퀴 6개가 달린 이 로봇은 노원구청이 1500만원을 주고 사들인 것으로, 원래 하수관의 막힌 곳이나 불법으로 뚫린 곳을 찾는 임무를 맡고 있다.

길이 60㎝에 높이 40㎝, 무게 15㎏의 소형이지만 사람은 들어가기 어려운 곳을 최대 150m까지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며 동영상을 찍어 실시간으로 조종자에게 보낸다.

로봇을 투입한지 4시간이 지난 오후 2시50분쯤. 로봇이 보낸 화면에 알몸 차림으로 추위에 덜덜 떨며 웅크리고 있는 한씨가 나타났다.

경찰은 가까운 맨홀을 통해 들어가 한씨를 설득,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2007-01-3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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