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궁중 꽃장식 살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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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0-06 07:38
입력 2004-10-06 00:00
1902년 고종황제는 대한제국 황실의 존엄을 만방에 과시하고자 ‘고종 임인년 진연’을 덕수궁 중화전에서 열었다.당시 연회장 곳곳은 궁중의례 법도에 맞춘 10만송이의 가화(假花)로 화려하게 장식됐다.그 장관이 100여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다시 한번 펼쳐졌다. 조선시대 궁중 꽃장식 문화를 재현한 ‘조선왕조 궁중 채화전(綵花展)’이 5일 서울 덕수궁에서 개막됐다.

이번 채화전은 황수로(70) 한국꽃문화학회 이사장이 당시 행사내용을 상세히 기록한 ‘고종 임인년 진연 의궤’를 그대로 재현한 것.설치미술가로 여러차례 설치미술전을 가진 황 이사장에게도 꽃 장식 전시는 첫 시도다.

“궁중의례는 단순한 유흥이 아닌 백성을 교화하는 근본이었습니다.그리고 궁중연회는 그 궁중의례의 중요한 부분이었지요.그 속에서 꽃 장식은 궁중연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그런데 솔직히 지금까지는 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아름다운 우리의 전통문화 하나가 점점 잊혀져 가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황 이사장은 40여명의 제자와 지난 1년6개월동안 거의 매일 전시회에 쓸 ‘채화’ 10만송이를 직접 만들었다.채화란 비단을 자연염색해 만든 최고급 조화.오직 궁중에서만 쓸 수 있었다.또 옥장(玉匠) 장주원,유기장 이봉주,매듭장 김은영 선생 등 전통 공예 장인들의 도움으로 당시 연회에 쓰였던 옛 기물들까지 원형그대로 마련해 분위기를 한껏 돋우었다.

황 이사장은 “제대로 하려다 보니 기물까지 욕심이 생기더라.”면서 웃었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들은 10일 전시회가 막을 내리면 모두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영구보관된다.“언젠가는 꽃을 만드는 화장(花匠)도 무형문화재가 되어야 합니다.우리 아름다운 궁중 꽃 문화를 후손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2004-10-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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