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시설 넘어 사람 투자”… 100만 유튜버 대구행 이끈 ‘1조 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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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엽 기자
수정 2026-10-02 00:40
입력 2026-10-02 00:40

[청년, 지역의 내일을 만들다] 전환점 맞은 지방소멸대응기금

대구 ‘남구다운 청년창업 지원’

‘하이픽션’ 장비·인력 지원에 탈서울
“대구 소재 콘텐츠·청년 고용해 보답”
경북 맞춤형 ‘의성군 청년센터’

안정적 운영비 확보로 실효성 높여
“기반시설 활용방법 등 내실 다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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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구독자 100만명을 보유한 하이픽션 스튜디오 대표이자 KBS 31기 공채 코미디언 방주호(왼쪽) 대표와 김다현 이사. 이들은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대구 남구와 계명대가 지원하는 청년 창업에 참여하기 위해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서 대구 남구로 옮겼다.  하이픽션 제공
유튜브 구독자 100만명을 보유한 하이픽션 스튜디오 대표이자 KBS 31기 공채 코미디언 방주호(왼쪽) 대표와 김다현 이사. 이들은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대구 남구와 계명대가 지원하는 청년 창업에 참여하기 위해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서 대구 남구로 옮겼다.
하이픽션 제공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어 본사 소재지를 대구로 옮겼습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의 악순환을 막기 위한 방파제 역할을 위해 투입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2022년부터 매년 1조원 규모로 2031년까지 재정을 투입하는 중장기 사업이 5년 차에 접어들면서다.

이러한 가운데 사람 중심의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1일 대구 남구에 따르면 구는 2024년부터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남구다운 청년 창업 지원’을 실시, 창업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만 39세 이하 청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10억원을 투입해 창업을 통한 지역 정착을 유도한다. 또한 계명대와 함께 ‘청년창업 루키랩’을 운영해 수도권 유망 창업 기업의 지역 이전과 정착을 지원한다.

이 같은 투자 효과는 벌써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콘텐츠 기업이자 유튜브 구독자 103만명을 보유한 ‘하이픽션 스튜디오’가 올해 6월 서울을 떠나 계명대 창업보육센터에 둥지를 튼 것. 해당 기업은 KBS 31기 공채 코미디언 방주호가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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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픽션 스튜디오의 유튜브 영상 제작 현장.  하이픽션 제공
하이픽션 스튜디오의 유튜브 영상 제작 현장.
하이픽션 제공


김다현 하이픽션 이사는 “대구에 연고가 없어 처음에는 망설였으나 막상 해보니 우리 회사와 잘 맞는다고 느껴졌다”며 “회사가 아직 영세한 편인데 필요한 장비 구매나 직원 인건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업계 특성상 수도권에서 촬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이전을 계기로 대구를 배경으로 한 콘텐츠 기획까지 구상하고 있다. 김 이사는 “사업 참여 이후 계명대 측에서 우리에게 맞는 다양한 제안을 해줬다. 특히 섭외가 어려워 대학을 배경으로 콘텐츠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는데 협조 뜻을 밝혀줘 향후 제작할 예정”이라며 “단순히 소재지 이전에 그치지 않고, 대구 청년을 고용해 우리가 받은 만큼 보답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하이픽션 사례에서 보듯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지역 정주 여건을 개선하며 일부 성과를 창출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 청년이 직접 체감하는 효과가 아직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정 지원 방식의 다변화를 통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한국노동연구원 자료를 보면 2022~2024년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통해 창출한 인구감소지역의 고용률 효과는 약 0.61%포인트(p) 상승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청년들에게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상용직 고용률은 약 1.22%p 낮아졌고, 임시·일용직 고용률과 자영업 고용률이 각각 0.49%p와 1.34%p 증가했다. 지역 경제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보다는 생계형 활동을 포함한 단기·분산형 고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연구원은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입에 따른 청년·중장년층 고용률 변화는 크지 않았고 65세 이상 고령층의 임시·일용직과 자영업 증가로 고용률이 상승했다”며 “청년층의 안정적 고용 기반 강화보다는 중장년층의 고용 유지, 고령층 경제활동 보완에 더 가깝다”고 분석했다.

즉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입으로 인해 현재 인구의 이탈을 늦추는 효과를 거둘 수는 있지만 청년 유입, 일자리 창출 등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 범위를 확대하는 등 대응 마련에 나섰다. 지난 3월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을 통해 ‘기반시설 조성 등’으로 한정된 사용 범위를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제도 및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확대했다. 시설 위주 투자에 한정된 사용 범위가 사람 중심의 지원 사업으로까지 확장되면서 지역 사정에 맞는 차별화된 사업 발굴 및 실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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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군 청년센터가 지난해 지역특화 청년사업으로 진행한 ‘잇는살롱’의 캠핑축제. 잇는살롱은 의성에 정착한 청년들을 연계해 정착을 돕는 안전망 활동을 하고 있다. 의성군 청년센터 제공
경북 의성군 청년센터가 지난해 지역특화 청년사업으로 진행한 ‘잇는살롱’의 캠핑축제. 잇는살롱은 의성에 정착한 청년들을 연계해 정착을 돕는 안전망 활동을 하고 있다.
의성군 청년센터 제공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새로운 형태의 지원을 실험하고 있다. 경북 의성군은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청년 정책 컨트롤타워인 ‘의성군 청년센터’를 운영해 지역 맞춤형 지원을 펼치는 중이다. 청년센터는 2024년 7월 개소 이후부터 운영비 전액을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마련하고 있다. 지자체 자체 예산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센터 운영비가 안정적으로 마련되면서 청년 정책 추진 동력도 확보됐다.

의성군 청년센터는 ▲도시청년 뿌리내림 ▲청년틔움 ▲청년이음 ▲아카이빙 등 크게 4가지 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시청년 뿌리내림은 의성 살아보기를 통해 타지역 청년의 정착 가능성을 높인다. 이미 지역에 살고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는 상담·컨설팅·창업 지원 등 청년틔움을 제공한다. 청년이음은 청년과 지역사회 교류를 통한 관계망 구축을, 아카이빙으로는 청년과 지역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정책 발굴을 추진한다.

이형동 청년센터 사무국장은 “다른 시·군의 청년센터 관계자와 소통을 해보면 안정적인 운영 예산 마련으로 인한 활발한 맞춤형 사업 추진에 대한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며 “특히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받는 지자체는 20대나 사회초년생, 법정 연령 청년(19~34세)이 많지 않다. 청년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을 재량껏 지원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짚었다.

기존에는 기반시설 조성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할 시점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 사무국장은 “예산 집행 실적과 사업 추진 속도 문제 등 지적이 있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농촌 지역에는 기반시설 조성이 절실하다”며 “다만 조성된 기반시설을 어떻게 활용할지,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필요한 것은 더 없는지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환점을 돈 만큼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입 전략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성준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청년이 떠나가는 도시는 소멸할 수밖에 없고 청년을 위해 만든 기반시설도 청년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며 “청년의 유입과 정착은 결국 일자리가 핵심이다. 정주인구 기반의 산업형 도시를 만들 것인지, 체류인구 기반의 문화·관광형 도시를 만들 것인지부터 다시 살펴야 기금이 청년들에게 내실 있게 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 김형엽·의성 김정호 기자
세줄 요약
  • 지방소멸대응기금, 시설 중심서 사람 투자로 전환
  • 대구 남구, 청년 창업 지원으로 기업 이전 유도
  • 의성군, 청년센터 운영비 확보로 맞춤형 지원 강화
2026-10-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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