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섬유 딜레마’
수정 2004-11-24 07:41
입력 2004-11-24 00:00
오는 12월31일 소멸되는 섬유제품 수입쿼터를 둘러싸고 특정국가의 섬유제품 수입 증가량이 7.5%를 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미 섬유산업계의 청원과 관련, 미 정부가 고민하고 있다.3년 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미국은 내년부터 중국산 섬유류 수입쿼터 할당제를 폐지하고 섬유무역을 자유화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산 저가제품 유입으로 미 섬유산업이 고사할 것이라는 섬유산업계의 고충과 최대 무역적자국인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 압력을 위해 중국의 반발을 사서는 안 된다는 갈등 사이에서 선택이 어려운 형편이다.
현재 미 섬유산업 종사자들의 평균임금은 중국에 비해 10배 이상 높다. 이런 상황에서 섬유무역이 자유화된다면 미국내 전체 섬유산업 노동자의 80%가량인 60만명 이상이 실직할 것이라고 워싱턴의 미 섬유산업위원회는 경고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6년간 정부의 보호정책에도 불구, 값싼 수입품 때문에 300여개의 섬유관련 기업이 도산하고 2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는데 섬유무역이 자유화되면 미 섬유산업의 장래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위안화 평가절상에도 악영향 우려
그동안 섬유수입 쿼터에 묶여 멕시코 등 중미 국가들에 미국 섬유시장을 빼앗겼던 중국은 내년 초 쿼터제가 폐지되면 연간 760억달러에 달하는 미 섬유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큰 기대를 걸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산 섬유제품에 대한 규제가 계속되면 중국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미·중간 대규모 무역분쟁이 일어날 것이 확실시되며 미 경제의 최대현안 중 하나인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2004-11-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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