弗·元간 큰싸움 날까
수정 2004-11-24 07:17
입력 2004-11-24 00:00
리뤄구(李若谷)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는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자국의 경제문제를 다른 나라 탓으로 돌리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리 부총재는 “중국은 그동안 다른 국가에 압력을 가하거나 문제를 전가하지 않아 왔는데 미국은 정반대”라면서 “중국이 환율정책을 바꾼다고 미국의 경제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투기세력이 몰리고 외국으로부터 압력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변동환율제로) 바꿀 수 없다.”면서 “은행 개혁 등을 통해 중국의 재정기반이 탄탄해진 뒤에야 위안화 환율 변동폭 확대를 허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리 부총재의 발언은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을 실망시키게 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이 지난 21일 중국의 변동환율제 도입을 촉구하는 등 이들 국가는 중국이 환율정책을 바꾸도록 압력을 가해 왔다.
리 부총재는 지난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기 전에도 “미국처럼 무역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6%에 이른다면 버틸 수가 없다.”면서 “미국인들은 너무 많이 쓰고 저축은 너무 적게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중국이 이처럼 강경한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대외용’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상 우려 때문에 달러 투기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흔들리고 있는 중국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고, 나날이 커지는 미국·유럽의 압력을 완화시켜 보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미국이 군사·우주항공 분야 장비 등 중국이 필요로 하는 물건은 팔지 않으면서 무역적자가 크다고 중국만 비난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섞여 있다.
리 부총재는 미국이 하이테크 물품을 중국에 팔겠다고 한다면 수십억달러라도 낼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1240억달러(약 130조원)에 달한다.
또 중국은 515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는 데다 미국 국채의 주고객이다. 미국은 국채를 팔아서 재정적자를 줄이고 ‘테러와의 전쟁’ 자금을 충당한다. 그만큼 중국이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있는 여건은 마련돼 있다.
하지만 중국이 계속 고정환율제를 고집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고정환율제 유지는 자본시장 개방을 확대해 위안화를 진정한 교환가능 통화로 만들겠다는 중국의 정책과도 맞지 않는다.FT는 “중국 금융당국 역시 변동환율제를 채택하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중국은 시간을 벌려고 하지만 미국은 기다려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2004-11-24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