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공화국 탈출, 관리체계 구축부터”… 공공갈등 예방·해결법 연내 입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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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10-23 15:39
입력 2026-10-23 15:39

‘공공갈등 예방·해결법’ 입법화 세미나
국민 77%가 찬성… ‘무쟁점 법안’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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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국무조정실이 주관해 국회에서 23일 열린 ‘공공갈등 예방·해결법’ 입법화 세미나에서 발제자인 김광구(앞줄 가운데)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와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23 한국갈등학회 제공
박상혁·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국무조정실이 주관해 국회에서 23일 열린 ‘공공갈등 예방·해결법’ 입법화 세미나에서 발제자인 김광구(앞줄 가운데)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와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23 한국갈등학회 제공


20년 가까이 대통령령에 머물러 온 공공갈등 관리 제도를 법률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등 대형 국책사업을 원활하고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예방적 갈등관리를 위한 법적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회에서 박상혁·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국무조정실이 주관, 한국갈등학회가 지원하는 ‘공공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법률안 입법화 세미나’가 열렸다.

박 의원이 지난 8월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공공갈등 관리의 적용 대상을 넓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대통령령은 중앙행정기관만 대상으로 하지만 법안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지방공사·공단까지 포함한다. 일정 규모 이상 사업에는 공공갈등영향분석을 의무화했고, 시민이 참여하는 공론화의 일반적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추진체계로는 국무총리 소속 중앙갈등관리협의회, 기관별 갈등관리위원회, 갈등관리지원센터를 두도록 했다.

“막대한 갈등비용에 공동체 붕괴까지”발제를 맡은 김광구 경희대 교수는 “우리의 갈등 양상은 선진국형인데 해결 방식은 여전히 정부가 결정하고 발표한 뒤 방어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13~2022년 10년간 갈등비용이 2326조원, 연평균 232조원에 이른다는 연구를 인용했다.

이어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갈등으로 한 집안에서 제사를 따로 지내게 된 사례를 들며 “비용보다 심각한 것이 신뢰 훼손과 공동체 붕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공무원들이 근거법이 없어 갈등관리 예산과 자원을 쓰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법 제정이 갈등관리를 넘어 행정민주화와 행정혁신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원은 처리, 갈등은 조정하는 것”토론자들은 갈등이 커진 뒤 수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예방 단계부터 갈등을 관리할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강소영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과거 국책사업은 안보상 필요나 국가 발전을 위해 속도를 앞세워 밀어붙일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주민 의견 수렴 없이는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게 사회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김학린 단국대 교수는 갈등관리 법제화를 ‘한국 행정의 업그레이드’로 규정했다. 한국리서치의 이달 조사에서 응답자의 77%가 법 제정에, 72%가 연내 입법에 찬성했다며 입법 여건도 갖춰졌다고 소개했다.

서울시 갈등조정담당관을 지냈던 홍수정 행정과소통연구소 대표는 “민원은 처리하는 것이지만 갈등은 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갈등조정 조직이 조직 개편 때마다 폐지 대상에 오르다 결국 없어진 경험을 들며 제도의 지속성을 위해 법률이 필요하다고 했다.

“송전선로 35㎞에 21년”… 메가프로젝트도 갈등관리가 관건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위해서라도 선제적으로 공공갈등 예방·해결법이 제정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영진 한국갈등해결연구원장은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35㎞ 구축에 21년이 걸린 사례를 전하며 “정책과 사업은 모두 법률에 기반하는데 그 과정의 갈등만 대통령령으로 다뤄져, 공무원들이 필요한 갈등관리를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말했다.

심준섭 중앙대 사회과학대학장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예로 들며 “광주 군공항 이전과 전력망 등을 둘러싼 갈등이 이미 불거지고 있지만 이를 총괄할 기관이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조직 간 경계를 넘나들며 조정하는 ‘경계 연결자’ 역할의 전담기구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갈등관리 위한 원칙과 책무 담은 법세미나에서는 법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예산 연계와 전담 조직 마련 등 보완이 촘촘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황태희 국무조정실 갈등관리팀장은 이 법안이 공공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원칙과 책무를 담은 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센티브와 갈등관리지원센터의 중장기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충실히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번번이 좌절됐던 만큼 일단 법안 통과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세줄 요약
  • 공공갈등 관리 법제화 필요성 국회 세미나서 제기
  • 대통령령 한계 지적, 지방·공공기관까지 확대 주장
  • 대형 국책사업 지연 막을 예방형 체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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