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존속살인 가중처벌 합헌”… 13년 전과 같은 결론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수정 2026-10-22 18:02
입력 2026-10-22 18:02

‘간병살인’ 가해자가 제기한 헌법소원 청구
“책임, 형벌간 비례원칙·평등원칙 위배 안 돼”

이미지 확대
헌법재판소, 10월 심판사건 선고
헌법재판소, 10월 심판사건 선고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재판관들이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10월 심판사건에 대한 선고를 위해 자리하고 있다.
뉴시스


부모 등 직계존속을 살해하면 일반 살인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도록 한 형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13년 전 7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했는데, 이번에는 8대 1 의견이었다.

헌재는 22일 직계존속을 살해한 사람을 가중처벌하도록 한 형법 제250조 제2항에 대해 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현행 형법은 사람을 살해한 경우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부모 등 직계존속을 살해한 경우는 이보다 형량이 무거운 사형,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청구인 A씨는 병간호하던 부친을 방치해 살인한 혐의(존속살해)로 기소돼 지난 2022년 3월 징역 4년을 확정받았다.

A씨의 부친은 2020년 9월부터 심부뇌내출혈 및 지주막하출혈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이듬해 4월 퇴원했다. 사건 당시 부친은 팔다리 마비 증상으로 혼자 거동할 수 없었고 음식도 코에 삽입한 호스로 투여해야 했다. A씨는 부친에게 처방약과 치료식, 물 등을 제공하지 않고 방치했고, 부친은 결국 심각한 영양실조와 폐렴 등으로 숨졌다.

A씨는 상고심 중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2022년 5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존속살해를 일반 살인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것이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직계존속에 대한 비속(아랫세대)의 존경과 보은은 가족 내에선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접착제로, 사회에서는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공공의 규칙을 준수하게 하는 바탕으로 작동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판 대상 조항은 범죄 객체가 자기 직계존속에 해당하면 가해자의 패륜성에 대한 고도의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그 형을 가중하고 인륜 관계를 보호하는 것을 입법 목적으로 하는바,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직계존속의 살해는 가족 공동체의 존립 기반을 파괴해 위법성이 매우 크다는 취지다.

또 직계존속을 살해한 사람과 그 외의 사람을 살해한 사람을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헌재는 “직계존속과 비속의 관계, 부부관계, 직계존속에 준해 양육한 사람과 피양육자의 관계는 상호 간 요구되는 의무의 내용과 성격이 다르다”고 밝혔다.

다만 마은혁 재판관은 소수의견을 통해 범행동기 등 구체적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가중처벌 하는 이 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마 재판관은 “탐욕에 눈이 먼 패륜적인 범죄도 있는 반면 오랫동안 직계존속의 폭력이나 학대에 시달리면서 쌓인 분노가 폭발해 발생하는 범죄도 있다”면서 “이런 경우 가해자 신분이 직계비속이라는 점만으론 그 비난가능성이 직계존속 외 사람을 살해한 경우보다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존속살해 범죄 행위자의 비난가능성 편차가 큰 데도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법정형 하한을 ‘7년 이상 징역’으로 가중한 것이 부적절하단 취지다.

김희리 기자
세줄 요약
  • 헌재, 존속살해 가중처벌 조항 합헌 판단
  • 13년 전과 같은 결론, 재판관 8대1 의견
  • 가족 공동체 보호와 패륜성 비난 가능성 강조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내안의 AI 본성 분석 :
UNMASK ]
기사 읽는 습관에 숨겨진 당신의 MBTI는?
기사 반응 MBTI 확인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헌법재판소는 존속살해 가중처벌 조항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렸나?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