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언어 달라도… 하나 된 ‘K팝 열정’ 서울광장 뒤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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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기자
김소희 기자
수정 2026-10-19 00:55
입력 2026-10-19 00:55

서울신문 주최, 2026 K팝 커버댄스 월드 파이널… WINNER 일본·필리핀·인도네시아 팀

국가별 본선 거친 13개국 대표 경연
광장 메운 6500여 관객 환호·박수
응원팀 손팻말·춤동작 따라하기도

우승팀에 디어·메라키·엑스나이트
“꿈꿔왔던 한국 무대서 우승해 기뻐”
82메이저·키빗업 등 축하공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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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서울신문 주최로 열린 ‘2026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월드 파이널’에서 톱3로 선정된 일본의 디어(K*Dear)가 하츠투하츠의 ‘스타일’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도준석 전문기자
지난 17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서울신문 주최로 열린 ‘2026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월드 파이널’에서 톱3로 선정된 일본의 디어(K*Dear)가 하츠투하츠의 ‘스타일’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도준석 전문기자


“오랫동안 이 무대에 서는 게 꿈이었어요. 직접 의상을 만들고 밤늦게까지 연습했어요. 훌륭한 댄서가 돼서 또 한 번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지난 17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2026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월드 파이널’ 무대에 오른 7인조 여성 그룹 픽셀홍콩(PIXEL HK)의 멤버들은 이처럼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2014년부터 꾸준히 커버댄스 페스티벌에 도전해 왔다는 이들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최대한 많이 즐기고 가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가을밤 서울광장은 K팝을 향한 열정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댄서들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6500여 명의 관객은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응원하는 팀의 이름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춤동작을 따라 하는 관객도 여럿 눈에 띄었다. 대학생 이수정(가명·25) 씨는 “유튜브에서 보고 반한 팀이 공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며 “실제 무대를 보게 될 줄 몰랐는데 신기하다”고 말했다.

16회를 맞은 이번 축제에는 미국과 캐나다, 필리핀, 튀르키예, 일본, 불가리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멕시코, 홍콩, 태국, 호주, 한국 등 13개국 100여 명이 참가했다. 지난 5월 미국을 시작으로 각국에서 열린 예선과 본선을 거쳐 선발된 대표팀들이 최종 우승을 놓고 실력을 겨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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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메라키(MERAKI)가 트와이스 ‘우아하게’에 맞춰 치어리딩을 선보이고 있다. 도준석 전문기자
필리핀의 메라키(MERAKI)가 트와이스 ‘우아하게’에 맞춰 치어리딩을 선보이고 있다.
도준석 전문기자


서울신문사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 서울관광재단, 한국문화원,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실연자협회, 올케이팝, 펜타클이 후원한 축제는 세계 K팝 팬들이 춤을 매개로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 서로 교류하는 자리다. 온라인으로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K팝을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첫 무대는 튀르키예의 아이리즈(IRIZZ)가 열었다. 은빛 의상으로 맞춰 입은 다섯 소녀는 여성 5인조 아이돌 있지(ITZY)의 ‘댓츠 노노’와 ‘터널 비전’에 맞춰 여전사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무대가 이어지자 서울광장 주변에 있던 시민들도 하나둘 모였다.

이날 무대는 현재 세계 K팝 팬들이 어떤 노래에 열광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국내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유독 인기가 뜨거운 남성 8인조 에이티즈(ATEEZ)를 선택한 크루가 세 팀이나 있었다. 호주의 히미크루(HIMI CREW)는 ‘게릴라’를, 베트남의 매드 엑스(MAD-X)는 ‘배드’를, 캐나다의 팀 싱크(Team SINK)는 ‘아드레날린’을 각각 선보였다. 히미크루 멤버는 “원곡을 그대로 따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창적인 대형 전환과 창작 안무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의상과 표정, 대형까지 세심하게 준비한 참가자들은 무대 전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공을 들였다. 미국의 애프터다크(AfterDark)는 일곱 명의 멤버가 핑크색 의상을 맞춰 입고 발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태국의 디비니티(DIVINITY)는 파란색으로 리폼한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전통적인 요소와 K팝 퍼포먼스를 결합했다.

축하 공연도 분위기를 달궜다. 82메이저(MAJOR)와 키빗업(KEYVITUP), 베이온(VAYONN), 바이비(VIBY)가 무대에 올라 관객 호응을 끌어냈다. 개그맨 김성원과 안무가 킹키가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해 외국인 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심사는 안무가 최영준과 류디, 노원, 페이퍼맨 등 K팝 아티스트와 안무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맡았다.

심사위원들도 참가자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최영준은 “참가자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초심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고 오히려 제가 많이 겸손해지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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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을 맡은 안무가 최영준(왼쪽부터),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 톱3에 오른 인도네시아 엑스나이트(EXNITE)가 사진을 찍고 있다. 도준석 전문기자
심사위원을 맡은 안무가 최영준(왼쪽부터),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 톱3에 오른 인도네시아 엑스나이트(EXNITE)가 사진을 찍고 있다.
도준석 전문기자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우승팀 발표 순간, 서울광장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름이 호명되기를 기다리던 참가자들은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무대 위를 바라봤다. 일본의 디어(K*Dear), 필리핀의 메라키(MERAKI), 인도네시아의 엑스나이트(EXNITE) 등 세 팀이 차례로 불리자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믿기지 않는 듯 서로 끌어안고 기쁨을 나누는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그동안 쏟아부은 땀과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벅찬 감정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국적도 언어도 달랐지만, K팝을 향한 열정으로 뭉친 이들을 하나로 만든 순간이었다.

우승의 기쁨을 안은 팀들에게 이날 무대는 단순한 경연 이상이었다. 디어의 리더 다구치 사유(18)는 “6개월 동안 열심히 준비했는데 꿈꿔 왔던 한국 무대에서 우승까지 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 춤을 더 열심히 배워 백업 댄서로 활동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메라키의 코트니 러브 파블로 나귀트(23)는 “몸이 아플 정도로 연습했고 의상 준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더 열심히 연습하고 실력을 키워서 같은 멤버들과 내년 대회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엑스나이트 리더 예후다(28)는 예상하지 못한 우승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다른 팀들도 정말 잘해 겸손한 마음으로 무대를 지켜봤다”며 “이번 우승이 인도네시아 댄서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문이 되고, 세계에 인도네시아 문화를 소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에서 자란 젊은이들이 한 무대에서 같은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관객들은 국적을 넘어 이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서울광장을 가득 채운 것은 화려한 퍼포먼스만이 아니었다. K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국경을 넘어 모인 청춘들의 꿈과 열정이었다.

김소희 기자
세줄 요약
  • 서울광장서 K팝 커버댄스 월드 파이널 개최
  • 13개국 대표팀 경연, 6500여 관객 열띤 응원
  • 일본·필리핀·인도네시아 팀 우승 차지
2026-10-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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