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광장] 서울 지하공간, 입체적 화재 대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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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10-16 02:53
입력 2026-10-16 02:53
이제 서울이라는 도시공간을 단순히 지상에 건설된 도로와 건축물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도시가 고밀화되고 교통과 생활 인프라가 지하로 확장되면서 서울의 지하공간은 시민 일상과 도시 기능을 지탱하는 핵심 공간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역사와 지하상가는 물론이고 대심도 지하도로까지 등장하면서 서울의 지하는 점점 더 복잡하고 거대한 도시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그만큼 ‘대규모 지하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등 복합적인 재난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서울에는 지하역사 328곳, 지하상가 33곳, 지하 20m 이상 대심도 자동차 전용 지하도로 2곳 등 다양한 형태의 지하공간이 구축되어 있다. 이들 시설은 시민의 이동과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중요한 도시 인프라지만, 동시에 재난이 발생했을 때는 지상 공간과 전혀 다른 위험성을 갖는다.

그중 가장 우려되는 것은 화재다. 지하공간은 구조적으로 외부와 차단된 밀폐성이 높고, 여러 시설과 통로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와 열기가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 특히 지하공간의 특성상 연기와 유독가스가 피난자의 시야를 가려 대피를 어렵게 만들고 소방대의 진입과 화재진압 활동에도 상당한 제약으로 작용한다.

그동안 지하역사나 지하상가, 대심도 지하도로 등은 각각의 시설과 관련 법령에 따라 소방안전관리대상물로 관리됐다. 시설이 대규모로 밀집하고 복잡하게 연결된 서울의 지하공간 전체를 하나의 관점에서 관리하는 데에는 제도적 한계가 있었다. 특히 일부 지하시설은 국가 차원의 소방안전 특별관리시설물 관리체계에서도 제외되어 있어, 시설의 특성과 위험도를 고려한 공적 관리에 사각지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관리체계의 한계는 대규모 지하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더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지하공간의 화재는 단순한 시설물 화재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인명피해와 교통마비, 통신장애, 전력 공급 중단 등 도시 기능의 연쇄적인 장애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서울의 지하공간을 개별 시설이 아닌 서로 연결되고 영향을 주고받는 하나의 대규모 도시공간으로 보고 종합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 시설의 소방안전관리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 차원에서 대규모 지하공간의 위험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화재를 비롯한 복합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통합적 안전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최근 필자가 대표로 발의해 제정된 ‘서울특별시 대규모 지하공간의 화재 예방 및 대응 조례’에도 이러한 취지를 담았다.

재난안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가 발생한 이후 얼마나 신속하게 수습하느냐가 아니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위험을 찾아내고, 피해가 확산하기 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고 해서 위험까지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대규모 지하공간의 화재 예방과 대응체계가 계획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꼼꼼히 살펴 나갈 것이다. 서울이 지상뿐 아니라 지하에서도 안전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시민의 일상과 도시의 미래를 지키는 안전망을 한층 더 촘촘하게 구축해 나갈 것이다.

박칠성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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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칠성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장
박칠성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장
2026-10-1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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