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여성 인재 100인’ 성정희
포항 1호 여성 어촌계장으로 유명해녀협회 만들고 가치 보존 힘써
“최선 다해 살았을 뿐인데 얼떨떨”
해양수산부 제공
“저는 다시 태어나도 해녀로 살 거예요.”
성정희(74) 경북 해녀협회장은 1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농수산식품 시스템·농어촌 개발 분야 여성 인재 100인’에 선정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40년째 해녀로 일하고 있는 성 회장은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해녀는 나의 천직”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FAO 100인에 선정된 인물 중 한국인은 성 회장이 유일하다.
FAO 선정식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성 회장은 “그냥 내 삶에 최선을 다해 살았고 해녀라는 직업을 알리자는 생각만 갖고 활동한 것뿐인데 이렇게 근사한 데 선정되니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40년 전 남편의 사업 실패로 부산에서 고향인 포항 구룡포로 돌아오면서 먹고살기 위해 바다로 들어간 그는 전 세계에 ‘해녀’를 알리는 인물이 됐다. 성 회장은 “아이 셋을 키우려다 보니 직장 생활보다 열심히 일하는 만큼 돈을 벌 수 있겠다 싶어 해녀로 일한 게 어느덧 40년”이라며 “처음에는 강원도 쪽으로 원정 작업을 나가서 하루에 2시간도 못 자고 바다에서 꾸벅꾸벅 조는 날도 있었지만 아이를 잘 키워 보자는 신념 하나로 일했다”고 밝혔다.
‘포항시 1호 여성 어촌계장’으로도 유명한 성 회장은 작업 여건 개선 등 해녀 복지 증진에도 힘썼다. 그는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노동조합이 있는데, 해녀들은 그런 게 없어 불이익을 당해도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게 안타까웠다”며 “한 사람의 목소리는 작지만 연대하면 그 목소리도 커진다는 생각에 해녀협회도 처음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혼 전 간호사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해녀가 바다에서 다치거나 해상 사고를 발견했을 때 인명 구조 역량도 키우기 위한 교육에도 힘써 왔다.
2016년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데 이어 이듬해 국가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자 성 회장은 해녀에 대해 알리고 그 가치를 보존하는 일에 힘써 왔다. 그는 “일하면서 본 우리 해녀들은 자존감이 너무 낮더라”며 “우리 스스로가 특수 기술을 갖고 일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나는 해녀’라고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 그래서 리더 연수 교육도 찾아다니며 공부하고 강연도 다녔다”고 강조했다.
포항 민경석·세종 김중래 기자
세줄 요약
- 40년 해녀 삶, FAO 여성 인재 100인 선정
- 포항 1호 여성 어촌계장, 해녀협회 설립
- 복지 개선·구조 교육·문화 보존에 헌신
2026-10-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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