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마라톤 열풍’ 무작정 동참?…“심정지로 실려오는 2030 많아” 경고 나왔다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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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희 기자
수정 2026-10-17 18:06
입력 2026-10-17 18:05

20~30대 러닝 열풍 속 건강 우려
무리한 훈련은 심장·혈관에 부담
무릎 등 근골격계에도 손상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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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크루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러닝 크루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건강을 위해 달리기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최근 발생하면서 마라톤과 고강도 러닝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러닝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자신의 체력을 과신하거나 기록 단축을 위해 무리하게 달리는 사례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1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서울레이스 하프코스에서는 결승선을 약 500m 앞둔 지점에서 20대 여성 참가자가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참가자는 이날 오전 8시 49분쯤 20.6㎞ 지점에서 쓰러졌다.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119구급차로 의료기관에 옮겨져 치료받았지만 끝내 사망했다. 정확한 사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사고는 평소 운동을 즐기고 체력이 좋은 젊은 사람이라도 장거리 달리기 중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운다.

“마라톤 같은 고강도 운동은 몸 혹사시키는 것”한림대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이종영 교수는 지난 7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러닝의 건강상 이점과 심혈관질환 위험성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달리기에 대해 “인류가 개발한 많은 운동들 중에 최고의 운동”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과도한 운동 자극이 반복되면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러닝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들 대부분이 20~30대였다. 실제 20~40대 환자들이 새벽에 러닝을 즐기다가 심정지로 자주 실려 온다”면서 젊다는 이유만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라톤 같은 고강도 운동은 우리 몸을 혹사시키는 것”이라며 “몸속에서 정상적인 대사가 아닌 극한의 대사가 된다. 그러면서 몸에 이상한 피로 물질도 쌓이고, 혈관과 심장이 손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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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이종영 교수가 무리한 고강도 러닝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세계일보 유튜브 채널 캡처
한림대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이종영 교수가 무리한 고강도 러닝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세계일보 유튜브 채널 캡처


이 교수는 “몸이 어디 한 군데가 고장이 나면 계속 사인을 보낸다. ‘너 지금 힘드니까 뛰지 말라’고 몸이 경고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기록이나 경쟁 때문에 그것을 무시한다”면서 “그렇게 자신을 이기려고 하다 보면 몸이 완전히 망가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달리면서 몸 상태를 계속 스캔해야 한다. 자각 증상을 빨리 알아채야 하고, 러닝 전에 혈압·맥박 등 몸 상태를 미리 체크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지나친 고강도 훈련, 심장·혈관에 부담또한 이 교수는 고강도 러닝을 과도하게 반복할 경우 심장 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장이 강한 운동 자극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심장 근육이 커지고 두꺼워질 수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비정상적인 수준에 이르면 장기적으로 심장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혈관 역시 마찬가지다. 과도한 운동 자극이 반복되면 혈관의 탄력성을 유지하는 조직이 손상될 수 있고, 혈관이 딱딱해지거나 동맥경화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물론 운동으로 심장이 커지는 현상이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다. 운동선수에게 나타나는 생리적인 심장 변화와 질환에 따른 병적인 변화는 구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운동 강도와 회복 시간을 적절히 조절하고, 자신의 신체 상태에 맞게 훈련하는 것이다.

특히 마라톤처럼 장시간 높은 운동 강도를 유지해야 하는 종목은 평소 훈련량과 당일 컨디션을 고려해야 한다.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달리는 거리나 속도를 늘리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다.

무릎 앞쪽이 시큰하다면…연골에도 이상 신호고강도 러닝의 위험은 심장과 혈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달리기를 반복하면 무릎에도 충격이 누적돼 통증이나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달리기 후 무릎 앞쪽이 시큰거리거나 시린 증상이 반복된다면 슬개골 연골연화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무릎 앞쪽에 있는 슬개골과 허벅지뼈인 대퇴골 사이의 관절면에 문제가 생겨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무릎을 많이 구부리는 동작에서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오래 앉아 있거나 쪼그려 앉을 때,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달리기나 장시간 보행처럼 무릎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활동에서도 불편함이 커질 수 있다.

통증을 참고 달리기를 이어가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는 만큼 무릎 앞쪽의 불편감이 반복된다면 운동량을 줄이고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걷기 어려울 정도라면 정형외과 등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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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러닝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야외 러닝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운동 중 가슴 통증·어지럼증 나타나면 즉시 중단안전하게 달리려면 운동 기록보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교수는 달리는 도중 평소보다 유난히 힘들거나 호흡이 원활하지 않는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무리하지 말고 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운동 중 가슴 통증이나 압박감, 심한 호흡곤란, 어지럼증, 실신할 것 같은 느낌, 두근거림 등이 나타나면 즉시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지속되면 119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운동 전후 심박수를 확인하는 것도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평소 안정 시 심박수와 운동 중 심박수를 기록해 두면 평소와 다른 변화를 알아차리는 데 유용하다. 다만 심박수만으로 심혈관질환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거나 고혈압·고지혈증 등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 운동할 때 유독 숨이 차거나 가슴이 불편한 사람은 고강도 운동을 시작하기 전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요하면 심장초음파나 운동부하검사 등을 통해 심장 기능과 운동 중 심박수·혈압 반응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운동은 기록을 세우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건강을 지키기 위한 활동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교수는 달리기가 건강 증진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운동인 만큼, 지나친 부담을 주기보다 즐기면서 안전하게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보희 기자
세줄 요약
  • 러닝 열풍 속 무리한 고강도 운동 경고
  • 20~30대도 심정지 사례, 젊음이 안전 아님
  • 가슴 통증·어지럼증 시 즉시 중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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