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난 주식 팔고 채권 사라는데”…매도 버튼 못 누르는 초보 개미들
박소연 기자
수정 2026-10-15 03:32
입력 2026-10-15 02:11
하락 장기화에 리밸런싱 시험대
개인, 3분기 장외채권 10조 매수
전문가 “무작정 갈아타기 위험”
올해 초 처음 주식 투자를 시작한 60대 A씨는 요즘 혼란스럽다. 지난해 가파르게 오르는 증시를 지켜보다 뒤늦게 뛰어든 그는 ‘장기·분산투자가 중요하다’는 주변의 말을 듣고 매일 10개 종목을 한 주씩 사 모았다. 전쟁과 레버리지 사태, 폭락장을 거치며 계좌가 온통 파란불로 물들어도 ‘장기투자란 원래 이런 것’이라며 버텼다. 그런데 최근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갈아타라는 조언이 이어지자 막막해졌다. 이제 겨우 주식 사는 법을 익힌 데다 손실 난 주식을 선뜻 팔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상승장을 보고 뒤늦게 뛰어든 ‘신입 개미’들이 길어지는 하락장 속에서 첫 자산 재배분 시험대에 올랐다. 자산 재배분은 시장 상황과 투자 목적에 맞춰 주식·채권·예금 등에 나눠 둔 돈의 비중을 조정하는 것이다. 초보 투자자들은 ‘오래 보유하라’는 말과 ‘안전자산으로 옮기라’는 조언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6.54포인트(0.44%) 내린 6008.8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19일 장중 최고치인 9385.59보다 36.0%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불붙은 주식 투자 열기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지난해 말 9828만개에서 올해 6월 1억 887만개로 1059만개 늘었다.
하지만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데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신규 매수하는 우량채권의 수익률 매력이 높아지자 채권이 떠올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개인의 장외채권 순매수액은 10조 4028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8.6% 증가했다. 시장에서도 주식을 팔고 채권을 살 때라는 조언을 쏟아내고 있다.
문제는 초보 투자자들에게 손실 난 주식을 팔고 다른 자산으로 갈아타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주가가 떨어져도 ‘본전만 찾으면 팔겠다’는 생각에 선뜻 매도 버튼을 누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익이 난 주식은 쉽게 팔면서도 손실이 난 주식은 계속 붙잡아 두려는 심리를 ‘처분효과(disposition effect)’라고 부른다.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에 휩쓸려 무작정 투자 자산을 갈아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당장의 주가 하락을 피하기 위해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과 다른 자산으로 갈아타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주식처럼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자금과 채권·예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자금은 처음부터 구분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소연 기자
세줄 요약
- 상승장 뒤늦게 진입한 초보 개미들 혼란
- 하락장·금리 상승 속 채권 매력 부각
- 손실 주식 매도 못하는 처분효과 문제
2026-10-15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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