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 모범생’ 한국, 최고등급 평가…경쟁력 강화와 해외 신뢰 사이 [경제 블로그]

황인주 기자
수정 2026-10-14 16:59
입력 2026-10-14 16:59
세줄 요약
- 바젤 평가 최고등급 획득, 모범생 이미지 유지
- 은행권, 대출·투자 확대 위해 규제 완화 요구
- 당국, 경쟁력 강화와 해외 신뢰 사이 고심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가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에서 최고 등급 평가를 받았습니다. 규제를 풀어서 우리 금융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느냐, 국제 기준을 잘 준수해서 해외 신뢰를 확보하느냐 사이에서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한국이 바젤위원회의 단순기본자본비율(LEV) 규제이행평가(RCAP)에서 최고 등급인 ‘준수’를 획득했다고 14일 밝혔습니다. 이 평가 등급은 ‘준수’, ‘대체로 준수’, ‘부분 미준수’, ‘미준수’ 4등급으로 나뉘는데요. 한국이 ‘바젤 모범생’이라는 명성을 이번에도 지켜냈습니다.
다만, 최근 국제적 흐름은 사뭇 다르게 나타납니다. 빡빡한 바젤 기준을 잘 지키기보단 각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완화하자는 것이죠. 이번 평가는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을 포함해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스위스 등 6개국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요. 영국과 캐나다는 한국보다 한 단계 낮은 대체로 준수를 받았습니다.
최근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은행들은 건전성 규제를 추가로 완화해야 한다고 아우성입니다. 대출이나 투자를 늘리려고 해도 건전성 규제가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단 것입니다. 당국 내에도 이러한 주장이 일리 있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은행계 증권사들은 바젤 규제와 증권사에 대한 별도 건전성 규제를 이중으로 받고 있어 적극적인 투자가 어렵다고 호소하죠.
다만, 규제 완화가 무조건 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당국은 과거 한 정책 금융기관이 건전성 규제에 과도하게 속박되지 않도록 바젤 기준을 완화해 주려 했으나 기관이 우려를 표하며 무산되기도 했는데요. 바젤 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 해당 기관의 주장이었습니다. 해외 투자자 눈높이를 맞추려면 국제 기준 준수가 필요하단 취지죠.
내년에는 바젤위원회가 우리 당국의 위험가중자산(RWA) 규제를 살필 예정입니다. RWA는 은행이 보유한 대출 등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반영해 산출합니다. 금융사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규제 중 하나죠. 평가는 국내 법규와 바젤 기준서를 펴놓고 문구상 의미에서 차이가 있는지 한 줄 한 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RWA 관련 규제는 조문 개수만 25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년 평가를 앞두고 당국은 어느 방향에 힘을 싣게 될까요?
황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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