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사일 날아오는데 침묵한 워싱턴… 트럼프의 ‘에너지 휴전’ 뒤에 숨겨진 거래 [밀리터리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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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수정 2026-10-14 11:26
입력 2026-10-14 11:26
세줄 요약
  • 키이우 공습 속 조기경보 지연과 대피 혼선
  • 미국 정보 공유 중단 의혹과 외교 압박 논란
  • 러시아산 경유 거래와 에너지 휴전 연계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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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으로 생성한 자료사진.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인공지능으로 생성한 자료사진.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상공에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내리꽂히는 동안, 서방 방공망의 ‘눈과 귀’는 이상하리만치 침묵했다. 이틀 연속으로 공습 조기경보조차 받지 못한 우크라이나는 분통을 터뜨렸고, 국제사회는 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정보 공유를 무기로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음모론적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잇따른 ‘무경보 공습’에 발칵 뒤집힌 키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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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주거용 건물에서 주민 여성이 어린 딸을 끌어안고 있다. 2026.7.6 키이우 AFP 연합뉴스
지난 7월 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주거용 건물에서 주민 여성이 어린 딸을 끌어안고 있다. 2026.7.6 키이우 AFP 연합뉴스


지난 12일(현지시간) 밤, 러시아군은 키이우의 핵심 에너지 기반 시설인 제4열병합발전소를 정조준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어 13일 밤에도 2차 탄도미사일 공격이 이어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미사일이 발사된 한참 뒤에야 울린 늑장 경보 속에 속수무책으로 대피해야 했다. 자체 대규모 위성 정찰 능력이 없어 러시아 공군기지 움직임이나 미사일 발사대 배치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정보 자산에 전적으로 의존해 온 우크라이나로서는 생명줄과 다름없는 조기 경보가 완전히 차단된 셈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러시아가 우리 에너지 기반 시설을 파괴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조기 경보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전적으로 부당하다”고 분노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서방 위성이 추적하기 어려운 S-400 등의 특수 무기를 동원했거나, 혹은 미국의 의도적인 정보 차단이 맞물렸을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의 ‘에너지 휴전’ 압박… 정보 공유는 거래의 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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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이 이처럼 미묘한 시점에 방공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커지는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독자적인 대러 외교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수백만t에 달하는 러시아산 경유를 수입하기로 합의했다. 다가오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솟는 국내 경유 가격을 잡기 위한 ‘승부수’였다. 문제는 이 거래의 걸림돌이 바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타격이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마이애미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측에 이 합의 내용을 전달하면서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드론·미사일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경우 군사정보 공유를 끊어버리겠다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2025년 초 백악관 회담 당시 양국 정상이 충돌했을 때도 며칠간 정보 공유를 일시 중단하는 등 안보 정보를 정치적·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빈번하게 활용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고 정보도 공유하고 있다”며 의혹을 부인했으나, 에너지 부문 휴전 합의 발표 직후 벌어진 이번 ‘무경보 공습’ 사태는 우크라이나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겨울철을 앞두고 러시아의 발전시설 집중 공략이 본격화된 가운데 미국의 실리 외교와 ‘에너지 거래’에 낀 우크라이나는 방공망까지 뻥 뚫리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워싱턴의 침묵 뒤에 숨겨진 차가운 ‘거래의 정치’가 전쟁의 판도를 어디로 이끌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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