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어떤 꽃말

이순녀 기자
수정 2026-10-14 00:57
입력 2026-10-14 00:21
걷다가 꽃이 보이면 가까이 다가간다. 아는 꽃은 반가워서, 낯선 꽃은 궁금해서 저절로 발길이 향한다. 나이가 들면 꽃이 예뻐 보인다더니 나 역시 예외는 아닌가 보다.
매일 지나는 출퇴근길, 평소엔 못 보던 분홍색 꽃이 눈에 들어왔다. 인공지능(AI)에게 사진을 보여 주니 금세 답을 일러 준다.
두메바늘꽃. 물가나 습지에서 자라는 바늘꽃과 달리 높고 깊은 산에서 자란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란다. 두메산골에 있어야 할 야생화가 도심 화단에 활짝 피어 있는 모습을 보니 어쩐지 짠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내친김에 꽃말도 찾아봤다. 여러 꽃말이 전해지지만 공통으로 꼽히는 것은 끈기, 소박한 사랑, 순수한 마음이다. 낯선 곳에서도 기죽지 않고 꿋꿋하게 뿌리를 내린 작은 꽃에 이보다 더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길가에 피어난 꽃의 이름을 궁금해하고, 꽃말을 찾아 음미하는 일. 그것은 주변의 사소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감사할 줄 알게 되었다는 뜻일 게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사실이 좋아지는 또 하나의 이유다.
이순녀 수석논설위원
2026-10-1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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