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류지현 선택 롯데만 남았다 “재계약도 고려” 어떤 결정 내릴까

류재민 기자
수정 2026-10-14 11:19
입력 2026-10-14 01:20
김경문 감독 후임 인선 빠르게 마쳐
柳 “명문구단 만들 수 있도록 최선”
김태형 임기 끝난 롯데 행보에 관심
FA 영입 없이 육성 의존 한계 직면
모기업 위기설에 녹록지 않은 상황
김경문 감독이 계약 만료로 떠난 한화 이글스의 선택은 류지현 전 국가대표 감독이었다. 한화가 먼저 새 사령탑 선임을 마치면서 팬들의 시선은 마찬가지로 감독 계약이 만료된 롯데 자이언츠의 행보에 쏠린다.
한화는 13일 “제15대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3년 총액 20억원이다. 한화는 “류 감독이 구단이 목표로 하는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의 성장’을 달성할 적임자라고 판단해 지휘봉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준우승팀 한화는 김경문 감독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57승 4무 83패(9위)로 추락하며 극과 극을 경험했다. 김경문 감독은 시즌 최종전인 지난 10일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오늘이 마지막 경기”라고 직접 밝혔고, 경기를 마친 뒤 야인으로 돌아갔다. 이후 한화는 발 빠르게 류 감독과 계약 절차를 마치고 가을야구 개막을 하루 앞둔 이날 소식을 전했다.
류 감독은 “좋은 팀의 감독을 맡겨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최고의 팬들과 함께 승리를 자양분으로 강팀을 향해 나아가면서 구단의 비전인 명문구단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가 감독 선임을 마치면서 팬들의 관심은 롯데를 향하고 있다. 롯데 역시 김태형 감독이 3년 임기를 마친 상태다. 3년간 성적은 7위, 7위, 7위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통상의 절차대로라면 성적을 내지 못한 감독과는 결별하는 것이 정해진 수순이다. 그런데 롯데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과의 재계약까지 포함해 최대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롯데가 처한 특수한 상황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롯데는 3년간 자유계약(FA) 시장에서 그 누구도 영입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새 감독을 앉히면 힘을 실어주는 차원에서 선수를 영입하기 마련인데 롯데만 다른 행보를 보였다. 팬들 사이에서는 구단 차원의 지원이 부실한데 감독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있겠느냐는 목소리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을 지지하는 팬들은 차라리 팀을 잘 아는 그가 더 맡아달라고 호소하는 상황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따지면 구단 탓만 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3년은 롯데그룹의 위기설이 불거졌던 시기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적자가 누적돼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는 등 롯데그룹은 2024년부터 그룹사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다. 모기업 의존도가 큰 국내 프로야구 시장에서 계열사 가운데 후순위인 야구단이 거액이 드는 선수를 영입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급한 불은 껐지만 롯데그룹은 여전히 주요 산업의 경쟁력을 되찾는 것이 과제로 남은 상태다. 야구단 입장에서 보자면 이전과 마찬가지로 과감한 투자를 요청하기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나마 거액을 주고 데려왔지만 ‘FA 먹튀 트리오’로 전락한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의 계약이 올해로 끝나 재정 상황에 숨통이 트인다는 것은 긍정 요소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최종전을 치른 1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3년 안에 성적을 내라고 구단이 3년 계약을 준 것”이라며 “3년 안에 못 했으면 감독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임 당시 3년 안에 우승까지 바라본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이 안 지켜지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원을 안 해줬다는 이유로 잘잘못을 따져서는 안 된다. 그것 또한 내 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선수를 가지고 성적을 냈다면 내 값어치가 더 올라가는 건데 그렇게 하지 못한 내 역량 부족”이라며 자신에게 책임을 돌렸다.
구단이 처한 상황도, 감독이 처한 상황도 녹록지 않은 가운데서도 롯데는 그래도 3년간 기존 선수들의 육성은 어느 정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는 10개 구단 체제 최초로 선발투수 5명이 규정이닝을 돌파하는 진기록도 썼다. 내년을 바라보자면 적어도 지난 3년보다는 희망 요소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임기를 마친 김태형 감독은 에둘러 구단에 필요한 조언을 건넸다. 그는 “여전히 부상이나 슬럼프 발생 시 이를 채워줄 백업 선수층이 약점”이라며 “구단 방침이 어떨지 몰라도 외부 보강이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는 누구나 안다.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구단의 몫이다.
류재민 기자
세줄 요약
- 한화, 류지현 감독 선임으로 새 체제 출범
- 롯데, 김태형 감독 재계약 포함해 검토 지속
- 구단 지원·재정 여건·육성 성과가 판단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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