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비 연간 570억원’ 금투협 성과는 누가 평가하나요 [경제 블로그]

이승연 기자
수정 2026-10-13 08:17
입력 2026-10-13 01:05
자산도 5081억… 운용·활동 깜깜이
회원사만 정보 주고 당국 검사 뜸해
협회 “보상위 평가, 성과급에 영향”
금융회사에는 늘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주문이 따라붙습니다. 경영 실적부터 임직원 보수까지 각종 정보를 공시하고, 금융당국의 감독과 검사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들을 대표하는 금융협회는 어떨까요. 회원사에서 수백억원을 걷어 운영하지만, 그 돈을 어디에 쓰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 외부에서 들여다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가 지난해 회원사에서 걷은 회비는 570억원입니다. 전년보다 15억원 늘었습니다. 일반회계 기준 총자산도 5081억원에 이릅니다. 단순 규모만 놓고 보면 일부 중소형 증권사에 견줄 만한 수준입니다.
문제는 정작 금투협이 걷은 돈을 어디에 쓰는지, 맡은 일을 얼마나 잘했는지 외부에서 확인할 방법은 제한적이라는 겁니다. 홈페이지에 업계 통계와 회원사 관련 정보는 다수 게시하지만, 협회 자체의 활동과 성과를 살펴볼 자료는 상대적으로 찾기 어렵습니다.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자율규제위원회 의사록 외에 일반 이사회 회의록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공시 의무가 없어 회원사에게만 주요 경영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지난 2015년 금감원은 “재무제표와 인건비 등을 홈페이지에 적극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회비를 주요 재원으로 하지만, 회원사가 협회 운영을 평가할 수단도 마땅치 않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원사가 많다 보니 개별 회사가 협회에 영향력을 갖기 어려운 구조”라고 토로했습니다. 회원사 최고경영자(CEO) 3명을 포함해 총 7명으로 구성한 보상위원회의 평가가 회장과 임원의 성과급에 영향을 준다는 게 협회 설명입니다.
금융당국 검사도 자주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금융협회 중 은행연합회를 제외한 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 등은 모두 관련 업권 법에 따라 금감원 감사 대상입니다. 하지만 금투협에 대한 금감원의 수시검사는 2022년 5월이 마지막이었고, 종합검사는 2014년 10월 이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협회 운영상 문제는 회원사를 거쳐 투자자에게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던 탓입니다.
코스피 상승과 함께 금융투자업계의 위상과 역할이 커지고, 관련 제도 정비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역할이 커지는 만큼 책임도 따르는 법입니다. 협회의 정보 제공 범위가 충분한지 점검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이승연 기자
세줄 요약
- 회원사 회비 연 570억원, 협회 자산 5081억원
- 협회 지출·성과 외부 검증 어려움, 공시 부족
- 금감원 검사 뜸해 정보 공개 확대 요구
2026-10-13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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