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반도체 노리는 ‘美특허사냥꾼’… 무차별 소송, 무대책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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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은 기자
수정 2026-10-13 00:55
입력 2026-10-13 00:55

특허관리회사 횡포 심각

특허괴물 NPE가 주로 소송 제기
판결보다 합의금 노려 딴지 걸어
美정부, ‘공익 문제’로 보고 지원
韓정부, 합의 건수도 파악 못 해

대한상의 “해외분쟁 민관 공조를”
지재처 “기업 선제 대응 지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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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반도체가 역대급 호황을 누리면서 이를 노린 미국 ‘특허괴물’의 소송이 폭증하는데도 정작 정부는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재계에서는 반도체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특허 소송 대응을 위한 민관 공조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이 지식재산처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동안 우리 기업이 미국에서 당한 반도체 특허소송은 총 31건이다. 올해 7월까지 소송은 9건으로 이미 지난 5년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특허소송은 2021년 7건, 2022년 2건, 2023년 1건, 2025년 6건이었다.

특히 소송은 대부분 이른바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가 제기했다. NPE는 관련 기술이나 공장 등을 보유하지 않고 오직 특허권 행사만으로 수익을 내는 사업자다. 최근 5년 동안 반도체 업체가 당한 특허 침해 소송 34건 중 77.4%가 NPE 소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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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NPE가 합의금을 노린 소송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종결 건수’ 외에는 어떻게 소송이 끝났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우리 기업이 당한 반도체 소송 가운데 결론이 난 16건을 보면 이 중 12건(75%)이 ‘소취하’로 종결됐다. 이에 대해 지식재산처는 “종결 여부는 확인할 수 있으나 구체적 사유는 제공되지 않아 원인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지식재산기본법은 정부가 대한민국 국민이 보유하는 특허 등 지식재산권이 외국에서 보호받지 못할 때는 직권으로도 현황 조사 등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정부가 특허 침해 소송을 ‘공익 문제’로 분류해 연방관보에 게재하는 등 적극 대응을 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서 의원은 “지식재산보호원이 주요국에 해외사무소를 10곳이나 운영하면서, 우리 기업이 당한 소송이 어떻게 끝났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우리 기업이 해외 법정에서 홀로 싸우지 않도록 지원부터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NPE 넷리스트는 5년간의 소송전 끝에 지난 7월 삼성전자와 1조 3000억원, 최근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과 6000억원에 소송을 합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빠른 공급이 최우선인 반도체는 소송 결과가 불확실하더라도 제품 출시나 수출 차질 우려에 손해를 감수하고 합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해외 특허분쟁은 수출 차질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산업 경쟁력 차원에서 민관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지은·박효준·곽소영 기자
세줄 요약
  • 미국 특허괴물, K반도체 겨냥 소송 급증
  • 정부, 합의·종결 실태 파악 못한 채 대응 미흡
  • 재계, 해외 특허분쟁 민관 공조 필요 제기
2026-10-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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