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부터 미래기금까지…‘논쟁’으로 해법 찾는 오기형 [주간 여의도 Who?]

한지은 기자
수정 2026-10-09 20:54
입력 2026-10-09 14:00
국회 재경위 민주당 간사 오기형
재경위·자본시장·주택까지 중책
AI 시대 성장 동력 산업전략 강조
미래대응기금 쟁점, 논쟁과 합의로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경제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어떨 때는 물가 관리, 어떨 때는 외환 관리나 금융시장일 수 있지만 지금은 산업전략입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오기형(재선·서울 도봉을)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이재명 정부 경제팀의 과제를 이렇게 말했다. 박정희 정부가 중화학 공업을, 김대중 정부가 정보기술(IT) 산업을 키웠듯이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산업을 키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오 의원이 성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경제에만 있지 않았다. 그는 “성장이 멈추는 순간 있는 것을 놓고 제로섬 게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내부 갈등이 심해진다”며 “플러스가 있으면 여유도 생기고 통합을 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 경제가 3%대 성장이 예상되는 것을 언급하며 “운이 좋은 것도 있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산업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예상보다 많이 걷히면서 재경위에도 늘어난 재원을 어떻게 관리하고 배분할지라는 과제가 놓였다.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최소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관련 법안 심사가 대표적이다. 오 의원은 “초과세수가 발생한 해에는 일종의 ‘재정 댐’을 만들고 세수 결손이 발생했을 때 그 돈을 쓰면서 변동을 줄이자는 데에는 여야 이견이 없다”면서도 “금액의 수준이나 운용 방식 등에 대한 (야당의) 질문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대응기금을 두고 지방교부세 축소, 비금융성 기금 비율 확대 등 우려가 나오는 것에 대해선 “100%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논쟁을 통해서 정치적으로 합의를 보면 되는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대응기금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우선 처리할 과제로 꼽으며 “예산의 부수 법안인 만큼 예산안과 함께 12월 초까지 처리해야 한다”라고 했다.
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나눌지도 고민이다. 오 의원은 일부 대기업의 호황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청년의 삶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낙수효과’가 과거보다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K자형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재정의 역할은 무엇이냐가 지금 예산안 논쟁의 핵심”이라며 “긴 호흡에서의 복지와 경쟁력 있는 산업 구조가 핵심적인 키워드”라고 말했다. 아동급식비 지원 확대, 지역의 소비·생산을 돕는 재원 배분 등을 해법으로 거론했다.
대미투자 野 지적, 협상에 긍정
주택 공급 병목 해소 방안 모색이번 국정감사에서 야당의 문제 제기가 이어진 대미투자에 대해서는 “여야 대립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은 지난해 대미 수출품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총 3500억 달러(약 477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우리 정부는 ‘상업적 합리성’을 갖춘 사업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단 투자 압박으로 협상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오 의원은 이를 ‘국회와 정부의 기능 차이’라고 봤다. 그는 “한국 정부가 국회를 설득하려면 미국 정부가 한국 국회를 설득할 수 있는 안을 줘야 한다”며 “야당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도 우리 정부 입장에서 (미국 측에) 당당하게 상업적 합리성 있는 안을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이 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국회의 검증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의원들이 각자의 사회적 경험과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질문하고, 그 과정에서 여야가 공감하면 상업적 합리성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인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사업의 경우 공사비와 이자를 회수할 수 있는지, 연료비 변동 위험을 누가 부담하는지, 전력을 구매하는 기업과 전력구매계약(PPA)을 맺었는지, 해당 기업이 파산할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따져보면 된다는 것이다.
K자본시장특별위원장, 서울시당 주택공급특별위원장도 맡고 있는 그가 특히 챙기는 현안은 부동산이다. 그는 “주택 공급 부족이라는 공통된 평가가 있으니 공급을 해야 한다”며 “단기간에 병목 현상이나 공급 부족 지적을 해소할 방안을 청와대·정부와 소통하며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20조원 규모의 세수를 청년 주거 및 복지에 활용해야 한다고 보고있다.
조세소위 위원장인 오 의원은 정부의 조세 감면액이 많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는 “가업상속공제는 장인정신이 있는 일본의 100년 된 가게 같은 곳을 계속 이어가게 해주자는 취지”라며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는 기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두고는 “여전히 도입에 동의하는 입장이지만 재경위 현안이 많아 올해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오 의원은 1966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광주 조선대부속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활동하며 중국 상하이사무소 수석대표를 맡아 국내 기업의 중국 투자와 한중 합작 업무를 자문했다. 2016년 민주당에 인재 영입되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21대 총선에서 서울 도봉을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한 뒤 22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한지은 기자
세줄 요약
- AI 시대 경제 해법으로 산업전략 강조
- 미래대응기금, 재정 댐 역할과 논쟁 필요
- 대미투자·주택공급·조세감면 검증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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