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철판 빚은 ‘근육질’ 외관, 도심에선 부드럽게…‘디 올 뉴 투싼’ 타보니

하종훈 기자
수정 2026-10-09 11:54
입력 2026-10-09 11:54
고양~김포 65㎞ 시승…193마력 가솔린 2WD 모델
뒷문 83도까지 활짝…전원 끊겨도 잠금 해제 지원
현대자동차 제공
햇빛을 받은 측면 철판의 굴곡이 단련된 근육처럼 도드라졌다. 뒷바퀴를 감싼 두툼한 볼륨과 길고 넓게 덮인 보닛에서는 힘이 느껴졌다. 도로에 들어서자 요철을 부드럽게 걸러내는 승차감과 차분한 실내가 강인한 외관과 대비를 이뤘다.
지난 7일 현대자동차 테크데이와 시승 행사에서 만난 5세대 ‘디 올 뉴 투싼’은 가족을 위한 편안함에 무게를 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었다.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김포의 한 카페를 다녀오는 왕복 약 65㎞ 구간을 달렸다. 시승차는 20인치 휠과 미쉐린 타이어를 장착한 1.6 터보 가솔린 2륜구동 인스퍼레이션 풀옵션 모델이었다.
■ 깊어진 철판 굴곡…디자인 뒷받침한 성형 기술6년 만에 완전변경된 신형 투싼은 철판 특유의 긴장감을 살린 디자인 철학 ‘아트 오브 스틸’을 적용했다. 보닛은 기존보다 길이를 15% 늘리고 양쪽의 솟아오른 형상을 강조했다. 뒷바퀴를 감싸는 리어 펜더의 성형 깊이는 40㎜에서 71㎜로 커졌다.
철판을 깊게 누르고 늘릴수록 균열이나 주름이 생기기 쉽다. 개발진은 철판을 여러 방향으로 당기는 ‘다방향 인장 제어’와 형상을 단계적으로 만드는 ‘다단 성형’ 공법으로 이를 해결했다. 보닛에도 철판이 금형에 닿는 시점을 조절해 불필요한 굴곡을 줄이는 기술을 적용했다. 눈에 보이는 외관의 변화 뒤에는 복잡한 형상을 일정한 품질로 생산하기 위한 제조 기술이 있었다.
■ 매끄러운 변속과 충격 흡수…편안함에 초점가솔린 모델은 터보차저 용량을 키워 기존보다 13마력 높은 최고출력 193마력을 낸다. 기존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를 대신한 8단 자동변속기는 저속에서도 변속이 부드러웠고, 속도를 끌어올리는 과정도 매끄러웠다.
핸들을 돌렸을 때 차체가 따라오는 움직임은 안정적이었다. 과속방지턱과 노면 요철을 지날 때 몸으로 전달되는 충격도 비교적 부드럽게 걸러졌다. 현대차는 앞쪽 서스펜션과 차체의 연결부를 강화하고 뒤쪽에는 보강 지지대를 더했다. 충격을 흡수하는 쇽업소버의 피스톤과 밸브 구조도 다듬어 차체 움직임을 제어하도록 했다.
속도를 높여도 실내로 들어오는 바람 소리는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앞좌석 측면 차음유리는 기존보다 1㎜ 두꺼운 5㎜로 만들고, 도어 유리 가장자리의 밀폐 부품은 이음매 없는 일체형으로 바꿨다. 엔진룸과 실내 사이 패드의 차음층 면적은 약 51% 넓히고 바닥 흡차음재도 시트 아래 전체로 확대했다. 승차감과 정숙성을 위해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까지 손본 것이다.
■ 넓어진 뒷좌석…말동무 된 글레오 AI
하종훈 기자
가족을 위한 변화는 공간에서도 드러났다. 기존보다 전장은 60㎜, 전폭은 40㎜, 앞뒤 바퀴 사이 거리는 30㎜ 늘었다. 2열 다리 공간과 머리 공간은 각각 14㎜, 29㎜ 넓어졌다. 뒷문 개방 각도는 73도에서 83도로 커져 카시트에 아이를 앉히거나 부피가 큰 짐을 넣기 편하도록 했다. 가솔린 모델의 트렁크 용량은 645ℓ로 기존보다 23ℓ 늘었다.
이동 중에는 차량과 대화하는 재미도 있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에 탑재된 생성형 인공지능(AI) ‘글레오’는 목적지와 이동 경로, 주변 식당에 관한 질문에 답했다. 기자가 “하하하”하고 웃음소리를 내자 “소가 노래하면 뭔지 알아? ‘소송’”이라며 농담도 건넸다. 음성으로 공조 등 차량 기능을 조작하는 데서 나아가 말동무 역할을 하는 모습이었다.
화면 배치는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시승차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장착됐지만, 방향지시등을 켰을 때 나타나는 후측방 카메라 영상은 중앙 화면에서 확인해야 한다. 왼쪽 후측방을 확인할 때도 시선을 오른쪽 중앙 화면으로 옮겨야 하는 구성이다.
하종훈 기자
안전 사양으로는 충돌로 주 전원이 끊겨도 별도 전원으로 문 잠금 해제를 지원하는 ‘도어 언락 전원 이중화’를 적용했다. 고강도 강판 적용과 차체 구조 보강으로 비틀림 강성을 기존보다 20.7% 높였으며, 앞좌석 탑승자 사이의 충돌을 줄이는 센터 사이드 에어백을 포함해 총 9개의 에어백을 갖췄다.
별도로 운영하는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엔진과 두 개의 모터로 시스템 최고출력 245마력을 낸다. 현대차가 제시한 복합연비는 17인치 휠·2륜구동 기준 ℓ당 17.4㎞로 기존보다 ℓ당 1.2㎞ 개선됐다. 이번 가솔린 모델 시승에서 돋보인 것은 매끄러운 변속과 부드러운 충격 흡수였다. 강인해진 외관 속에 일상적인 이동과 가족 동승을 고려한 성격이 뚜렷했다.
하종훈 기자
세줄 요약
- 철판 굴곡 살린 근육질 외관과 아트 오브 스틸 적용
- 8단 자동변속기와 서스펜션 보강으로 승차감 개선
- 넓어진 2열·트렁크와 AI 글레오로 가족용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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