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수정 2026-10-08 23:28
입력 2026-10-08 23:28
세줄 요약
- 다섯 국적과 일곱 이름, 정수일 생애 복원
- 실크로드 연구와 위장간첩 사건의 이중성
- 20세기 세계사와 한반도 격동의 교차
일곱개의 이름(차병직 지음, 창비)
실크로드 연구와 문명교류사 연구에 독보적인 자취를 남긴 고 정수일 선생.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위장간첩 깐수’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의 국적은 다섯 개였고, 일곱 개의 이름을 썼다. 정수일 선생의 마지막 20년을 동행한 저자가 그간 모은 증언과 자료를 바탕으로 그의 일생을 재구성했다. 만주국과 중국혁명, 한국전쟁과 냉전, 알제리 독립전쟁, 분단 현실과 민주화 이후의 한국까지 20세기 세계사와 한반도가 겹쳐진다. 격동의 시대 속에서 이념과 현실을 넘나들었던 이의 삶을 담은 논픽션. 496쪽. 2만 3000원.
질주하는 세계(바츨라프 스밀 지음, 이한음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속도’에는 두 가지가 있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좁은 의미의 속도,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시간을 분모로 하는 모든 변화율을 가리키는 넓은 의미의 속도다. 저자는 이 두 가지 속도를 구분하지 않고 뭉뚱그려 쓰는 게 속도에 대한 논의를 흐릿하게 만든 원인이라 지적한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 낙관론이 우리를 또다시 끝없는 가속의 세계로 몰아가는 지금, 적절하고 바람직한 속도의 기준이 무엇인지 묻는다. 428쪽. 2만 2000원.
법정에 선 예술가들(캐슬린 김 지음, 작가정신)
관습과 규정을 유지하려는 법, 그리고 기존 틀을 깨고 낯선 세계로 나아가는 예술의 영역은 법정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으로 새로운 시대의 예술이 공인되는 계기가 됐다. 제도의 한계와 기득권의 권력에 맞선, 그래서 법정에 섰던 위대한 예술가들의 역사를 따라갔다. 어디까지가 창작이고 어디서부터 표절인지, 예술의 가치는 누가 어떻게 정하는지, AI가 만든 결과물도 예술이 될 수 있는지, 법정 공방을 읽다 보면 답을 얻을 수 있다. 480쪽. 2만 5000원.
강남미식가(판청 지음, 박경환·윤영수 옮김, 글항아리)
‘친구 따라 강남 간다’ 속담의 ‘강남’은 중국 저장성 지역을 가리킨다. 소동파를 비롯한 수많은 문인이 인문과 미식을 즐기던 곳이다. 이곳 토박이인 저자가 상하이 털게부터 항아리 양고기찜까지 강남 미식의 화려한 세계를 펼친다. 차 문화, 민속학, 중문학을 두루 섭렵한 저자는 당대의 문인들, 역사 속 인물들,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도 짧은 글에 푸짐하게 한 그릇 담아낸다. 336쪽. 2만 2000원.
2026-10-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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