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참관… 전략자산 전격 공개
北 지뢰 도발에 압박 수위 높인 듯
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8일 국산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의 최초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이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북한군 지뢰 폭발 사고를 북한이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첨단 무기체계를 공개해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극초음속 활공비행체의 최초 시험 발사를 참관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이 대통령은 현장에서 시험 발사 성공을 보고받은 뒤 “우리의 안보는 스스로의 힘으로 확보하는 것”이라며 “첨단 무기를 개발하고 실전 배치해 국민들이 아무런 걱정하지 않도록 정부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오늘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극초음속 활공비행체가 미래의 우리 안보를 지키는 든든한 전략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더욱 고도화해 나가야 한다”며 극초음속 활공비행체의 신속한 개발과 배치를 당부했다. 이어 페이스북에 “자주국방은 구호가 아니라 기술과 실력으로 증명된다”며 “앞으로도 극초음속 추진, 인공지능, 고출력 레이저 등 첨단 국방 기술에도 흔들림 없이 투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극초음속 활공비행체는 대기권 상층부까지 솟아오른 뒤 낮은 고도로 낙하하는 과정에서 활공 비행하는 미사일이다. 탄도미사일과 달리 궤적이 변칙적이고, 마하 5 이상의 압도적인 속도를 가지고 있어 유사시 주요 전략 목표를 기습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핵심 전략 자산으로 꼽힌다.
이날 시험 발사된 극초음속 활공비행체는 목표 고도로 상승한 뒤 성공적으로 분리됐으며, 극초음속 비행 환경에서 계획된 비행을 이상 없이 수행했다. 특히 기존 탄도미사일과 달리 활공비행체가 분리된 후 낮은 고도로 강하해 수직, 수평으로 자유롭게 궤도를 변경하는 불규칙 활공 비행을 완료하고 지정된 목표점에도 정확하게 탄착했다.
당국은 2035년까지 극초음속 미사일 전력화와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를 실전 배치한 나라는 러시아·미국·중국 정도다.
북한도 화성-16 계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입장문을 통해 전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한 중거리 전략미사일을 우리 합동참모본부가 탐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북한 전략미사일의 불규칙한 비행 궤도를 추적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한 것이다.
이날 이 대통령이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시험발사를 직접 참관한 데는 DMZ 북한군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대응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등 초강수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추진하는 한국 정부 입장에선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신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여줌으로써 북한 측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극초음속 활공비행체의 시험 발사 참관을 마친 이 대통령은 우리 군이 보유하고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5’를 시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군의 강력한 자주국방 역량이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김 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한국의 대북 의료 장비 지원 방침에 대해 “주권침해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조선반도정세를 중태에 빠뜨리는 자작광대극으로 세상을 소란케 한 불량배들이 이번에는 갑자기 ‘선의’를 주제로 한 또 다른 광대극을 연출해 사람들을 아연케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일부는 최근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을 통해 북한 평양 강동군병원에 의료장비를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정부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1718위원회)에 대북 제재 면제 요청서를 발송해 지난 5월 제재 면제 승인을 통보받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DMZ 지뢰 폭발 사건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관리 정동영이도 이번 ‘지뢰폭발 사건’을 우리 공화국의 고의적 공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스스로 고백했다”며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는 주장을 거듭 반복했다.
김진아·백서연 기자
세줄 요약
- 국산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첫 시험발사 성공
- 이재명 대통령 참관, 자주국방·전력화 강조
- 북한 대응 속 대북 억지 메시지 해석
2026-10-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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