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시인 앤 카슨,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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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수정 2026-10-08 20:43
입력 2026-10-08 20:05
세줄 요약
  • 앤 카슨, 고전문학 현대적 재해석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 시·산문·번역·비평 넘나든 실험적 문학 세계 인정
  • 대표작 ‘빨강의 자서전’ 등으로 국제적 명성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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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캐나다 작가 앤 카슨. 2026.10.8. 노벨상 홈페이지 캡처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캐나다 작가 앤 카슨. 2026.10.8. 노벨상 홈페이지 캡처


캐나다 시인이자 고전문학 연구자인 앤 카슨(76)이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고대 그리스 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시와 산문, 번역과 비평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문학 형식을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웨덴 한림원은 8일(현지시간) 카슨의 “고전문학 전통과 유희적으로 대화하며 현대문학의 새로운 형식을 창조한 대담하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이유로 밝혔다.

1950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카슨은 1981년 고전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여러 대학에서 그리스 고전문학을 가르치며 시와 에세이, 번역 작업을 병행했다. 특히 그는 고대 문헌 속 단어의 어원과 의미를 파고들면서 이를 새로운 문학적 표현으로 발전시키는 작업에 집중해 왔다.

1986년 발표한 ‘에로스, 달콤씁쓸한’에선 고대 그리스 시인 사포의 작품을 통해 사랑에 내재한 달콤함과 고통의 관계를 탐구했다. 이후 그는 고대와 현대 작가들을 나란히 놓고 읽으며 서로 다른 시대의 문학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보여줬다.

카슨에게 국제적 명성을 안겨준 대표작은 1998년 발표한 운문소설 ‘빨강의 자서전’이다. 이 소설에서 그는 그리스 신화에서 헤라클레스에게 죽임당하는 붉은 괴물 게리온을 사랑과 상처를 겪으며 성장하는 소년으로 재창조했다. 영웅의 시선에서 벗어나 괴물로 묘사됐던 인물을 이야기의 중심에 세운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2001년 발표한 ‘남편의 아름다움’은 영국 낭만주의 시인 존 키츠의 시구를 29개 장 첫머리에 배치해 사랑과 결혼, 배신과 이별을 그렸다. 카슨은 이 작품으로 여성 최초의 T.S.엘리엇상 수상자가 됐다.

2010년 출간한 ‘녹스’는 세상을 떠난 오빠 마이클을 추모하는 작품이다. 가족사진과 편지, 시와 번역문 등을 긴 종이에 담아 병풍처럼 펼쳐지는 책으로 제작했다. 고대 로마 시인 카툴루스가 죽은 형제를 위해 쓴 애가도 작품에 담겼다.

카슨의 문학적 실험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2016년 발표한 ‘플로트’는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룬 소책자 22권을 독자가 원하는 순서로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2024년 작 ‘잘못된 규범’에선 글과 공연예술, 학문 등 다양한 영역을 결합했다.

한림원 노벨위원회는 카슨이 고전과 현대의 시뿐 아니라 서로 다른 문학 장르와 예술 형식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기존의 서정시가 지닌 한계를 벗어나 현대문학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는 ‘빨강의 자서전’과 ‘남편의 아름다움’(이상 한겨레출판), ‘녹스’(봄날의책) 등이 번역 출간됐다.

카슨에겐 상금 1200만 스웨덴크로나(약 16억원)가 수여된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은 헝가리 작가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가, 2024년엔 한국 작가 한강이 받았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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