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식물 ‘신사라’로 만든 100m 한지… 한글 담아 애월~서울 남산 잇는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6-10-08 13:37
입력 2026-10-08 10:28

밧줄·끈·팽이치기 등에 활용했던 신사라, 한지로 재탄생
제주대 대학원생 고아라씨 ‘제주 신사라’ 법인 설립 상품화
한글날 기념 김종건 작가와 함께 7~31일 ‘2026 필묵한글잔치’

이미지 확대
제주 자생식물 신사라(신서란)는 닥종이보다 질긴 섬유질이 특징으로 과거 제주에서는 밧줄과 끈을 만드는 데 활용됐으며, 팽이치기 등 생활 속에서도 쓰였다. 100년에 한번 피는 꽃이 핀 모습. 제주신사라 제공
제주 자생식물 신사라(신서란)는 닥종이보다 질긴 섬유질이 특징으로 과거 제주에서는 밧줄과 끈을 만드는 데 활용됐으며, 팽이치기 등 생활 속에서도 쓰였다. 100년에 한번 피는 꽃이 핀 모습. 제주신사라 제공


이미지 확대
제주 화북지역에서 신사라를 오랫동안 재배해온 김동호 한라AI콘텐츠진흥원장이 신사라를 붙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주신사라 제공
제주 화북지역에서 신사라를 오랫동안 재배해온 김동호 한라AI콘텐츠진흥원장이 신사라를 붙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주신사라 제공


“신사라는 제주에서 예부터 밧줄이나 끈 등을 만드는 데 쓰였던 식물입니다. 질긴 섬유질 덕분에 닥나무 한지보다 잘 찢어지지 않는 게 장점입니다.”

제주에서 자란 자생식물 ‘신사라’가 100m 길이의 한지로 변신해 한글을 싣고 제주 애월에서 서울 남산까지 이어진다.

제주대학교 사회교육대학원 스토리텔링학과에 재학 중인 고아라(34)씨가 설립한 주식회사 제주신사라는 제주에서 재배한 신사라(신서란)를 원료로 만든 한지 100m를 ‘2026 필묵한글잔치-애월에서 남산까지’에 선보인다고 8일 밝혔다.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훈민정음 반포 580돌이자 ‘가갸날’이라는 이름으로 한글을 기념하기 시작한 지 100년을 맞아 마련됐다. 필묵으로 만나는 한글은 오는 31일까지 계속된다.

행사의 핵심은 제주 애월과 서울 남산을 잇는 ‘100m 신사라 한지’다. 서예가 김종건 작가 측은 제주 애월과 서울 남산에 작업실을 두고 서예 수업을 진행해왔으며, 수강생과 시민들이 신사라 한지에 직접 한글을 쓰고 이를 모아 전시할 예정이다.

행사는 ‘한 사람의 한 단어가 모여, 오늘의 한글이 된다’를 주제로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서예가와 캘리그라퍼, 예술가, 어린이 등 27명이 참여하는 ‘나만의 한글 단어전’에서는 각자가 고른 한글 단어를 다양한 작품으로 표현한다.

11일 오후 3시에는 계원예술대학교 이용제 교수의 특별강연 ‘한글이 뭐야?’가 열린다. 이어 오후 4시에는 시민 108명이 훈민정음 언해본 서문 108자를 한 글자씩 대형 벽면에 쓰는 공동휘호 ‘108인의 벽글씨’가 진행된다.

서울에서도 한글날인 9일부터 이틀간 용산구 해방촌 필묵서울에서 작품과 아트상품, 음악이 어우러지는 ‘필묵해방장’이 열린다.

이미지 확대
훈민정음 580돌과 가갸날 100돌을 기념해 한글의 예술적 가치를 조명하는 ‘2026 필묵한글잔치–애월에서 남산까지’가 7일부터 13일까지 제주시 애월읍 필묵제주에서 열린다. 필묵제주 제공
훈민정음 580돌과 가갸날 100돌을 기념해 한글의 예술적 가치를 조명하는 ‘2026 필묵한글잔치–애월에서 남산까지’가 7일부터 13일까지 제주시 애월읍 필묵제주에서 열린다. 필묵제주 제공


이미지 확대
오는 31일까지 ‘2026 필묵한글잔치 ‘애월에서 남산까지’ 전시회를 여는 김종건 작가가 제주 자생식물로 만든 신사라 한지에 작업을 하고 있다. 주식회사 제주신사라 제공
오는 31일까지 ‘2026 필묵한글잔치 ‘애월에서 남산까지’ 전시회를 여는 김종건 작가가 제주 자생식물로 만든 신사라 한지에 작업을 하고 있다. 주식회사 제주신사라 제공


제주 애월에서 시작된 신사라 한지가 서울 남산 아래 해방촌까지 이어지면서 서로 다른 지역과 세대의 이야기를 한 장의 종이에 담아내는 셈이다.

신사라 한지는 제주 화북지역에서 신사라를 오랫동안 재배해온 김동호 한라AI콘텐츠진흥원장이 한국실크연구원 등과 함께 개발해 2023년 처음 선보였다.

신사라는 닥나무보다 질긴 섬유질이 특징이다. 과거 제주에서는 밧줄과 끈을 만드는 데 활용됐으며, 팽이치기 등 생활 속에서도 쓰였다. 이 같은 섬유 특성 때문에 종이로 만들어도 쉽게 찢어지지 않는다.

제작 과정도 일반 닥종이보다 간단하다. 고 대표는 “닥종이는 여러 차례 검수하고 손질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신사라 종이는 2~3차례 정도의 공정으로 종이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사라의 원산지는 뉴질랜드지만 제주에서 오랫동안 자라면서 주민들의 생활 속에 자리 잡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각 가정에 신사라를 심도록 장려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꽃을 보기 어려울 만큼 개화 주기도 길다. 김 원장이 재배해온 신사라 역시 지난해 약 25년 만에 꽃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고 대표는 이처럼 제주에서 나고 자란 신사라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이를 활용한 한지를 ‘제주한지’로 브랜딩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행사에 앞서 김 작가와 함께 신사라 한지에 먹과 붓을 사용해 서예 작업을 하며 종이의 질감과 표현력도 확인했다. 현재 A4 크기 10장 기준 2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고 대표는 “제주 애월에서 서울 남산 아래 해방촌까지 이어지는 이번 한글 잔치는 한글을 일상에서 쓰고 나누는 경험에 주목한다”며 “100m의 신사라 제주한지가 제주에서 출발한 지역 소재와 한글이라는 문화유산이 만나 새로운 창작의 장으로 확장되는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에서 나고 자란 소재로 만든 종이라는 점에서 신사라 제주한지는 제주만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소재”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신사라가 단순한 식물을 넘어 제주 문화와 예술을 연결하는 소재로 알려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세줄 요약
  • 제주 신사라로 만든 100m 한지 전시
  • 애월과 남산 잇는 한글 공동휘호 진행
  • 질긴 섬유와 간단한 제작 공정 주목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내안의 AI 본성 분석 :
UNMASK ]
기사 읽는 습관에 숨겨진 당신의 MBTI는?
기사 반응 MBTI 확인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신사라 한지의 주요 특성은 무엇인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