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가’가 왜 나와?…폐막한 日아시안게임 왜 ‘삐걱’댔나 [와쿠와쿠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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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명희진 기자
수정 2026-10-08 09:35
입력 2026-10-08 09:35
세줄 요약
  • 북한 국가 재생과 태극기 미게양 등 운영 사고
  • 버스 지연·숙박 오류·식단 불만까지 혼선 확산
  • 덴쓰 부재 속 새 운영 체계의 경험 부족 부각
日아시안게임이 보여준 ‘저비용 대회’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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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의 태극기 게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요타 연합뉴스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의 태극기 게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요타 연합뉴스


지난달 18일 일본 기후현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하키 한국-방글라데시전. 경기 시작 전 대한민국 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흘러나왔습니다.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결승전 당일 제때 버스가 배차되지 않아 몸풀기 훈련에도 차질을 빚었습니다. 지난 3일 남자 축구 시상식에서는 금메달을 딴 한국 대표팀의 태극기가 게양되지 않는 사고까지 벌어졌습니다.

하나하나 떼어놓고 보면 음원 파일을 잘못 누르고, 버스 배차가 꼬이고, 시상 절차를 놓친 ‘실수’입니다. 그런데 정말 단순한 실수가 반복된 것뿐일까요.

지난 4일 막을 내린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기간 내내 각종 운영 혼선이 이어졌습니다. 선수단 버스가 늦게 도착해 경기 훈련에 차질이 생기고 일부 경기가 지연되는가 하면 선수들의 숙박 배정 오류, 부실한 식단을 둘러싼 불만도 적지 않았죠. 왜 이런 운영 미숙이 눈에 띄었을까요.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과거 국제 스포츠대회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던 ‘덴쓰’가 도쿄올림픽 관련 사건 이후 이번 대회에 참여하지 않은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번에는 프랑스계 이벤트 회사 ‘GL이벤츠’가 조직위원회와 약 630억엔(약 5352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경기장 설치·운영을 맡았습니다. 대회 전반을 총괄한 조직위원회는 아이치현과 나고야시 등 지자체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이 주축을 이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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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메인미디어센터 앞 셔틀버스 정류장 모습.  나고야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메인미디어센터 앞 셔틀버스 정류장 모습.
나고야 연합뉴스


짚어볼 문제는 덴쓰라는 특정 기업의 부재 자체보다, 새로운 운영 체계가 국제대회에 필요한 경험과 전문성을 충분히 확보했느냐는 점입니다. 어느 시간에 선수단 버스를 몇 대 투입할지, 갑자기 숙박 인원이 늘어나면 어디에 재배치할지, 현장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즉시 판단할지 같은 것은 매뉴얼만으로 익히기 어렵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바로 그 ‘경험의 층’이 얇았던거죠.

특히 이번 대회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별도의 선수촌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선수와 관계자들을 나고야 시내 호텔과 크루즈선, 임시 숙소 등에 나눠 수용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발생한 여러 혼선도 바로 그 지점에 집중됐습니다. 당초 1만5000명으로 예상했던 선수·관계자 규모가 약 1만7000명까지 늘어나면서 부담도 훨씬 더 커졌습니다. 물론 이는 대회를 치르는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선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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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12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이현중이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12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이현중이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일본의 국제 스포츠대회는 중앙정부가 비용 전액을 떠안고 지자체는 개최만 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이번 대회 역시 비용 증가분을 아이치현과 나고야시가 상당 부분 부담했습니다. 최종적으로 대회 경비는 2980억엔(약 2조 5470억원)까지 불어났고, 추가된 비용 가운데 1105억엔은 아이치현과 나고야시가 2대1로 부담했죠.

선수촌을 다시 짓고 더 많은 인력을 투입했다면 운영은 조금 매끄러웠을까요. 대신 비용은 더 커졌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어느 정도의 혼선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비용을 줄일수록 오히려 더 정교한 운영과 축적된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이치·나고야가 남긴 질문도 여기에 있습니다. 국제대회는 과연 ‘작게 치르면서도 잘 치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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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쿠와쿠’(わくわく)는 일본어 의성어로, 무언가 즐거운 일이 생길 것 같아 들뜨고 기대되는 느낌을 표현할 때 쓰입니다. 도쿄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일본의 아기자기하면서도 역동적인 현장을 연재합니다. 화려한 뉴스의 이면, 숫자로는 보이지 않는 흐름 속에서 일본의 또 다른 표정을 전합니다.

도쿄 명희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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