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지조사 반발에 물러선 CPTPP, 정책 혼돈 이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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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10-08 01:01
입력 2026-10-08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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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6.10.7  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6.10.7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그제 국무회의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과 관련해 “결론을 정해 놓고 서두르지 말고 원점에서 다시 대화하라”고 지시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어제 국정감사에서 “농업계 신뢰 회복과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는 점을 고려해 가입 논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시장 개방으로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업계와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정책의 신뢰를 얻고, 공감대를 쌓는 과정이 중요한 것은 두 말이 필요 없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8월 27일 CPTPP 가입 추진을 공식화하고 여론 수렴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28일에는 CPTPP 가입 시 제조업 생산은 연평균 6조원 늘지만 농림수산업 생산은 연 8500억원 감소할 것이라는 경제적 영향분석 잠정 결과도 내놓았다.

농어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이 대통령은 다음 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개방형 통상 국가이기 때문에 수출시장 확대를 위한 FTA(CPTPP)가 불가피하다”며 “손익에 따른 갈등은 이익을 보는 측에서 손실을 입는 측을 십시일반으로 지원하게 하면 된다”고 밝혔다. 정부 재정 지원 등 대안을 제시하며 농어민을 설득하려는 의지를 보였던 이 대통령이 열흘도 안 돼 입장을 바꾼 셈이다.

그 배경은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농지 전수조사로 농심이 악화된 마당에 CPTPP 가입과 관련해 농어민들을 설득하기 어려워지자 정책을 철회하는 것으로 보인다.

12개 중견국들의 자유무역협정(FTA)인 CPTPP는 농산물 관세 철폐율이 95% 이상이어서 해당 업계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미중 충돌로 기존의 통상 질서가 무너지는 현실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카드다. 농업계 신뢰 회복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CPTPP 논의를 접겠다면, 그 원칙은 농지조사에서 먼저 지켜졌어야 했다. 중견국 간 연대 플랫폼에 참여할 통상 전략이 이렇게 오락가락해선 당사국들과의 신뢰 관계는 크게 훼손되고 만다.
2026-10-0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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