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日중소도시, 숫자 너머의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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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명희진 기자
수정 2026-10-08 10:10
입력 2026-10-08 00:24
도쿄 북서쪽으로 약 250㎞. 일본 본섬 중부의 도야마시는 ‘콤팩트 시티’(압축 도시)의 대명사로 꼽힌다. 지난여름 이곳을 찾았다. 지난 20년간 노면전차를 중심으로 흩어진 도시 기능을 모으고, 고령자가 자동차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든 비결을 듣기 위해서였다. 인구가 줄어드는 현실을 전제로 도시의 삶을 지켜내려는 시 관계자들의 열의가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도야마가 일본 신문의 1면을 장식했다. 인구를 부풀려 보조금을 탔다는 이른바 통계 조작 의혹이다. 2025년 국세조사 속보치에서 집계된 도야마시 인구 40만 2133명은 재조사를 거친 확정치에서 39만 9197명으로 줄었다. 2936명이 증발한 셈이다. 총무성은 관련 직원을 통계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40만명’은 도야마에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던 듯하다. 후지이 히로히사 도야마 시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40만명 붕괴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쓸쓸하다”, “상징적 현상”, “큰 임팩트”라고 잇따라 말했다. ‘40만’이라는 숫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을지 짐작 가는 대목이다.

아직 도야마시가 조직적으로 인구를 부풀렸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조작의 경위와 동기는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다만 이번 사건은 지방행정이 얼마나 쉽게 ‘측정 가능한 숫자’에 매달리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행정은 인구가 몇 명 늘었는지, 몇 명이 옮겨왔는지, 출산율이 얼마나 올랐는지처럼 보고서에 적기 쉬운 성과를 좋아한다. 그러나 숫자 하나로 도시의 삶을 설명할 수는 없다. 주민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가. 고령자는 살던 동네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가. 인구가 줄어도 도시는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가는 숫자로 쉽게 잡히지 않는다. 측정하기 쉬운 것이 성과가 되고, 성과로 인정받는 것이 다시 정책의 목표가 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인구가 늘면 성공한 도시이고 줄면 실패한 도시인가. 그렇다면 인구 감소를 피하기 어려운 지방도시 대부분은 시작부터 실패가 예정돼 있다. 도야마의 콤팩트 시티는 사람이 줄고 고령자가 늘어도 도시가 제 기능을 하도록 생활권을 대중교통 중심으로 다시 연결하는 정책이다. 인구 증감이 아니라 도시의 기능과 삶의 질을 본다면 성공의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

통계를 조작했다면 명백한 잘못이다.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다만 2936명의 차이가 어떻게 생겼는지와 함께, 왜 ‘40만’이라는 숫자가 그토록 중요해졌는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비슷한 인구 부풀리기 사례는 2012년 아이치현 히가시우라초에서도 있었다. 시 승격 기준인 ‘인구 5만명’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지방정부를 인구 몇 명의 증감으로 성공과 실패로 나누는 동안 우리는 정작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도시는 숫자로 살아남는가. 아니면 도시를 끝까지 지키려는 사람들의 의지와 능력으로 살아남는가.

명희진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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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희진 도쿄 특파원
명희진 도쿄 특파원
2026-10-0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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