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수청 김모 수사관입니다”… 간판 달자마자 피싱범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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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10-08 00:20
입력 2026-10-07 17:58

중수청 출범 닷새 만에 사칭 전화

실제 수사관 이름 대며 출석 요구
중수청, 고소·고발 사건 배당 시작

은행권 해킹 IP 상당수가 ‘세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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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 본청 모습. 뉴시스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 본청 모습.
뉴시스


중대범죄수사청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가 7일 처음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중수청 출범 이후 닷새 만이다. 금융범죄 조직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본인 명의의 대포통장이 발견됐다며 조사를 요구하는 전형적인 ‘수사기관 사칭형’ 수법이다. 중수청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기 전 기관 이름을 내건 보이스피싱이 먼저 등장하면서 신설 수사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정보 부족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40대 남성 A씨는 전날 개인 휴대전화 번호로 자신을 ‘중수청 김모 수사관’이라고 소개한 여성의 전화를 받았다. 이 여성은 “경기도 수원에서 금융범죄 사기단을 검거했는데, 현장에서 압수한 통장에 A씨 명의로 된 농협은행과 우리은행 통장이 발견됐다”며 “본청으로 연락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A씨가 ‘농협은행 계좌를 만든 적이 없다’고 답하자 해당 여성은 “직접 방문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 조만간 관련 등기가 발송될 예정이며 다음 주 금요일 전까지 방문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기한까지 제시했다. 수상함을 느낀 A씨가 ‘보이스피싱 혹은 스미싱이 아니냐’고 묻자 상대방은 오히려 “의심되면 본청에 확인해보면 된다”는 취지로 답했다.

일반적인 보이스피싱처럼 곧바로 송금을 요구하거나 인터넷주소(URL)를 보내지는 않은 채 통화는 끝났다. 중수청에 관련 내용을 문의한 결과 김모씨와 같은 이름의 수사관은 있었지만, 발신번호를 사용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중수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으로 보이며 대포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중수청은 고소·고발 사건을 배당하고 검토에 착수했다. 서울지방중수청은 시민단체 ‘비전코리아’가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반부패수사1과에 배당했다. 바이오 업체 네이처셀 주주 등으로 구성된 비전코리아는 식약처가 네이처셀의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해 위법하게 품목허가를 반려했다며 지난 2일 고발장을 냈다.



은행권 해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도 중수청 통보 및 이첩 여부와 별개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이번 금융권 동시다발 해킹에 사용된 인터넷주소(IP) 28개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우회 접속 등에 활용된 ‘세탁용’ IP인 것으로 파악했다. 나머지 IP도 같은 용도로 사용됐는지 분석 중이다. IP 소재 국가와 실제 공격자의 위치가 다를 가능성이 큰 만큼 경찰은 국제공조를 통해 공격 경로를 확인하고 추적할 방침이다.

하종민·박다운·임태환 기자
세줄 요약
  • 중수청 출범 닷새 만에 사칭 보이스피싱 첫 확인
  • 대포통장 발견 빌미로 출석·방문 조사 요구
  • 고소·고발 배당 시작, 해킹 IP 세탁용 분석
2026-10-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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