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5㎞ 궤도로 위성 14기 한 번에 배달… K우주수송 시대 뜬다

유용하 기자
수정 2026-10-08 01:05
입력 2026-10-08 00:18
누리호 5차 발사 성공
751초 만에 안착, 성공률 80% 확보초소형 군집위성 5기 첫 동시 투입
충돌 피하기 위해 시간 두고 분리
위성 15기 중 ‘퍼샛02’만 사출 실패
내년 누리호 6차, 군집위성 5기 추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7일 낮 12시 25분 전남광주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장에서 하얀 연기와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된 뒤 초소형 군집위성 5기를 목표 궤도에 올리며 임무를 완수했다. 2021년 첫 발사는 실패했지만 이후 4회 연속 성공으로 누적 발사 성공률은 80%로 높아졌다. 정부는 이번 발사를 계기로 민간 주도의 상업 발사 서비스 전환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날 발사 예정 시간인 낮 12시 25분을 2초 남겨 둔 순간 누리호 5호기의 1단 엔진 4기가 엄청난 굉음과 함께 화염을 내뿜었다. 누리호는 냉각된 산화제로 인해 기체 표면에 붙어 있던 얼음 덩어리들을 떨궈 내며 힘차게 솟구쳐 올랐고 약 1분이 지난 뒤 최대 동압점(가장 큰 압력 저항을 받는 순간)을 통과했다. 발사 121초 후 1단이 분리됐고 이어 순식간에 솟아오르며 페어링(위성 보호 덮개)과 2단을 차례로 떼어 내고 3단 점화를 시작했다. 목표 궤도(575㎞) 안착은 당초 발사 후 761초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0초 빠른 751초에 이뤄졌다.
3단만 남은 누리호는 위성끼리 충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선체 각도를 틀며 초소형 군집 위성 2호부터 6호까지를 각각 35~45초 간격으로 내보냈다. 이어 민간에서 개발한 9기의 큐브샛도 차례로 사출에 성공했다. 다만 해양 쓰레기 감시 목적으로 개발된 쿼터니언의 큐브샛 ‘퍼샛02’는 누리호에서 정상적으로 사출 신호를 보냈지만 사출관이 열리지 않아 실패했다.
초소형 군집 위성 5기의 사출 직후 나로우주센터에 ‘임무 완료’ 안내 방송이 나오자 누리호 발사를 총괄 지휘한 박종찬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 등은 박수를 치며 동료와 웃고 등을 두드리고 격려했다.
오태석 우주청장은 이후 현장 브리핑에서 “누리호 누적 발사 성공률을 75%에서 80%로 높였고 여러 위성을 한 번의 발사로 정밀하게 궤도에 배치하는 임무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또 누리호 6호는 내년 하반기 발사를 목표로 하며, 이번처럼 초소형 군집 위성 5기를 우주 궤도에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항공청은 2032년까지 매년 1회 이상 누리호를 발사해 발사체 신뢰성을 높일 계획이다.
역대 가장 많은 탑재체인 15기를 실어 나른 누리호 5호는 우리나라의 우주 수송 능력을 증명했다. 특히 누리호 5호는 역대 성공 사례 중 첫 정시 발사에도 성공했다. 2021년에 발사한 누리호 1호는 정시 발사했지만 임무 완수에 실패한 바 있다.
이날도 발사 직전까지 극도의 긴장감이 현장을 지배했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오전 8시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열고 누리호의 기술적 준비 상황, 기상 상황, 우주 환경, 우주 물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낮 12시 25분에 발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누리호로는 다섯 번째, 대한민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부터 따지면 8번째 발사이지만 발사지휘센터(MDC)에서 발사 1분을 남겨 둔 시점부터는 침 삼키는 소리마저 소음으로 들릴 정도였다.
누리호 5호 발사가 이전과 가장 크게 다른 부분은 탑재 위성 관련 중량과 사출 방식이다. 4차 발사 때는 주탑재 위성이 차세대중형위성3호 1기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초소형 군집 위성 5기였다. 주탑재 위성의 중량은 516㎏에서 500㎏으로 줄었지만 주탑재 위성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발사되기 위한 위성 사출 장치와 어댑터의 무게가 100㎏가량 늘어 총 탑재 중량은 960㎏에서 1071㎏으로 늘었다. 또 기존에는 주탑재 위성을 분리할 때 화약 방식을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기계적 방식으로 저충격 발사 장치를 만들어 충격 완화를 한다. 위성 사출 시간을 두는 것도 위성 간 충돌을 피하기 위해 수십㎞ 간격을 두기 위한 조치였다.
이날 누리호는 위성 15기 운송을 마치고 위성과 충돌을 피하는 기동을 한 뒤 남은 연료를 배출하면서 총 19분 45초의 비행을 마쳤다. 이어 궤도를 돌다 지구 중력에 끌려 대기권에서 소멸하게 된다. 지상국은 위성과 차례로 교신을 통해 초기 상태를 확인하는데, 이날 오후 5시 52분까지 군집위성 5기 모두와 초기 교신에 성공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집무실에서 누리호 5차 발사를 생중계로 봤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우주 발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성과라며 향후 발사 주기를 더욱 당겨 위성체 기술 발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김성완 대변인이 전했다.
고흥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누리호 5호, 위성 15기 실어 575㎞ 궤도 안착
- 초소형 군집위성 5기 첫 동시 사출, 임무 완수
- 누적 성공률 80% 달성, 민간 우주수송 전환 가속
2026-10-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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