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건드렸다가 휴전 깨질라”… 중동 싸움판에서 슬그머니 발 빼는 미국 [밀리터리노트]

문경근 기자
수정 2026-10-07 16:54
입력 2026-10-07 16:54
세줄 요약
- 사우디·후티 충돌 재격화, 전면전 양상 심화
- 미국, 제한 지원만 제공하며 직접 개입 회피
- 휴전 붕괴·이란 충돌 확산 우려가 배경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후티 반군 간의 충돌이 다시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 분쟁에 직접 개입하기를 꺼리며 거리를 두고 있다. 우방국인 사우디가 동맹 전선을 구축하려 애쓰고 있지만, 정작 미국은 지상군 투입을 만류하는 등 슬그머니 발을 빼는 모양새다.
격화되는 전황과 외면받은 사우디의 ‘참전 요청’7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최근 예멘 정부군과 함께 항구도시 모카를 수복하는 등 대대적인 역공에 나섰다. 이에 후티 반군 역시 사우디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과 아람코 정유시설 등 핵심 인프라를 향해 보복 공습을 퍼부으며 전면전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반응은 냉담하다. 미국은 사우디에 정보 공유와 표적 설정, 공중 급유 등 제한적인 방어 지원만 제공할 뿐, 후티에 대한 직접적인 공습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나아가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은 사우디 측에 “이란과의 긴장이 계속되는 동안 예멘에 지상군을 직접 투입해서는 안 된다”는 단호한 태도까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가 대(對)후티 작전에 함께할 우방국을 물색했으나 사실상 성과를 거두지 못한 배경이다.
‘위험한 휴전’ 파기와 실질적 군사 제약의 딜레마
미국이 이처럼 몸을 사리는 데에는 복잡한 지정학적 계산이 깔려 있다. 우선 후티가 현재 미군 자산을 직접 타격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선제공격에 나설 경우 지난해 후티와 맺은 ‘위험한 휴전’ 합의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여기에 실질적인 군사적 제약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 작전으로 역내 미 해·공군 전력 상당수가 이미 묶여 있는 데다, 향후 이란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탄약 등 군사 자원의 재고를 관리해야 하는 현실적 필요성도 작용하고 있다.
“네 싸움은 네가”… 선 그은 트럼프 행정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사우디의 ‘자위권’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지원 확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사우디의 작전에 대해 “잘 풀릴 것”이라는 원론적인 언급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번 분쟁을 철저히 ‘사우디의 자국 문제’로 치부하고 있으며, 향후 사우디의 추가 지원 요청이 있더라도 현재 수준 이상의 깊은 개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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