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선 ‘3연승’ 거둔 유승준, 이번엔 진짜 한국 땅 밟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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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서 기자
박은서 기자
수정 2026-10-07 15:30
입력 2026-10-07 15:30

1·2차 이어 3차 소송 항소심도 승소
거부사유 바뀌며 ‘쳇바퀴 소송전’
법무부 ‘입국금지’ 벽… 국민 정서에 해제 가능성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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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승준이 유튜브 방송에 나와 발언하는 모습. 서울신문DB
가수 유승준이 유튜브 방송에 나와 발언하는 모습. 서울신문DB


1990년대 ‘세기말’을 풍미했던 가수 유승준(48·스티븐 승준 유)이 이번엔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을까.

유씨가 정부를 상대로 낸 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또다시 승소했다. 서울고법 행정 8-2부(김봉원 이영창 최봉희 고법판사)는 지난 2일 유씨가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낸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LA 총영사의 항소와 유씨 측의 부대항소를 모두 기각해 1심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번 소송의 주요 쟁점은 “국민 사과를 왜 합니까” 등의 유씨 발언을 두고 LA 총영사가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라고 보아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있는지, 유씨 입국을 금지함으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유씨의 불이익보다 큰지 등이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유씨가 억울함을 호소하던 중 감정이 격화된 상태에서 일부 발언이 이뤄졌고, 비자 발급을 하더라도 체류 기간 상한이 3년으로 정해져 있어 유씨에게 무한정 혜택을 부여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유씨의 불이익이 지나치게 커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정부 측은 항소심에서 유 씨의 소송 자격 자체를 문제 삼기도 했으나, 재판부는 “유씨에게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며 이를 배척했다.

아직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지만 1·2차 소송에 이어 세 번째 소송에서도 법원이 유씨의 손을 들어주면서 실제 그의 입국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23년 입국 금지와 10년 넘은 소송전1997년 데뷔해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유씨는 방송 등을 통해 군 입대 의사를 공공연하게 수차례 밝혔다. 그러나 2002년 1월 공연 목적으로 출국한 뒤 돌연 미국 시민권을 얻으면서 병역 의무를 피했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에 근거해 유씨가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면서 입국 제한을 걸었다.

2002년 한국 정부로부터 입국을 금지당한 그는 2003년 당시 연인이었던 배우자의 부친상 조문을 위해 이틀간 한국을 방문한 것을 제외하면 23년째 입국을 못 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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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8월 7일 유승준씨가 대구지방병무청에서 징병 신체검사를 받는 모습. 서울신문DB
2001년 8월 7일 유승준씨가 대구지방병무청에서 징병 신체검사를 받는 모습. 서울신문DB


유씨는 한국 정부를 상대로 10년 넘게 소송을 이어오고 있다. 첫 소송을 시작한 건 유씨가 만 38세가 되던 2015년 8월이다. 옛 재외동포법은 병역 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잃더라도 38세가 되면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다고 규정했는데, 유씨가 당시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F-4) 체류 자격으로 비자 발급을 신청했다가 거부를 당하자 소송에 돌입한 것이다.

첫 번째 소송에서 유씨는 1·2심에서 패소했지만 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쳐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그럼에도 LA 총영사관은 “유씨의 병역의무 면탈은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비자 발급을 다시 거부했다.

유씨는 이에 맞서 2020년 10월 두 번째 취소소송을 냈고 2023년 11월 대법원에서 다시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LA 총영사관이 2024년 6월 또다시 비자 발급을 불허하면서 세 번째 소송에 돌입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승소해도 제자리…사유 바꿔가며 또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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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비자 발급 소송 관련 일지
유승준 비자 발급 소송 관련 일지


유씨가 이번 항소심 결과대로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더라도 곧바로 국내 입국이 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유씨의 입국을 가로막는 근본적 원인은 출입국관리법 제11조에 따른 ‘법무부장관의 입국금지’ 결정이다.

다만 이는 내부 전산망 지침에 불과해 유씨가 직접 취소를 다툴 수 있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유씨 입장에선 외교부 산하 총영사관의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을 상대로 소송을 걸 수밖에 없다.

행정소송법상 거부처분의 취소가 확정되면 처분을 내린 행정청은 판결 취지에 맞춰 다시 처분을 해야 할 ‘재처분의무’를 진다. 다시 말해 유씨의 비자발급 거부처분이 취소되면 LA 총영사관은 유씨에 대한 비자 발급 여부를 다시 심사하고 법원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기존 사유를 들어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없다.

그럼에도 소송이 반복되는 이유는 LA 총영사관은 새로운 사유를 내세워 또다시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행정부인 LA 총영사관에 “비자를 발급하라”고 직접 판결할 수 없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비자 발급 신청→거부→취소소송 승소→새로운 사유로 재거부’가 반복되는 이유다.

실제로 LA 총영사관은 그동안 각기 다른 사유를 들어 유씨의 신청을 거부해왔다. 1차 거부 시엔 “2002년경 법무부장관의 입국금지결정이 있었다”는 점을, 2차 거부 시엔 “대한민국의 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을 거부 사유로 들었다.

3차 거부 시엔 유씨가 유튜브 등을 통해 “제가 무슨 정치범입니까? 제가 국민 사과를 왜 합니까?” “입영을 하기 전 시민권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내 권리” 등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입국 허용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며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실제 입국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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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의 유튜브 출연 모습. 서울신문DB
유승준의 유튜브 출연 모습. 서울신문DB


설령 LA 총영사관이 유씨에게 비자를 발급하더라도 유씨가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법무부가 출입국심사대에서 입국금지 조치를 유지하면 입국을 불허하고 다시 돌아가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유씨가 실제 한국 땅을 밟기 위해서는 사법부의 판결을 넘어 법무부가 유지해온 입국금지 조치를 풀어야 하는데 병역 기피에 대한 국민적 정서 때문에 법무부가 이를 먼저 풀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안성열 법무법인 새별 대표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비자를 발급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정부가 비자를 거부한 절차와 재량 판단 방식에 위법이 있었다’는 판단에 불과하다”면서 “정부 차원의 결단이 없는 한 자동 입국으로 이어지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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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 [로ː맨스] 법(law)과 사람(human)의 이야기(story) 법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일입니다. 법원과 검찰청 곳곳에는 삶의 애환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복잡한 사건의 뒷이야기부터 어렵고 생소하게 느껴지는 법 해석까지, 법(law)과 사람들(human)의 이야기(story)를 서울신문 법조팀 기자들이 생생하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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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서 기자
세줄 요약
  • 항소심도 유승준 손 들어준 법원 판단
  • 비자 거부 사유 재량 남용·비례 원칙 위반 지적
  • 법무부 입국금지 남아 실제 입국은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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