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사 체계 구멍에 아우성인데, ‘검찰개혁’ 입씨름하고 있나
수정 2026-10-07 11:38
입력 2026-10-06 21:04
새로운 수사 체계 국민 위한 것이면
조기 안착에 힘 합쳐야 여권의 도리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은 지난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공식 출범하면서 일단 제도적으로는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새로운 수사 체계가 범죄 피해에 노출된 국민을 보호할 수 있을지 불안하기만 하다.
달라진 수사 체계의 조기 안착에 전력투구해도 시원찮건만 여권은 지나간 버스에 아직도 손을 흔들고 있다. 정부여당의 뜻대로 밀어붙여 놓고 새삼 검찰개혁의 수위를 놓고 공방을 벌인다. 국민 시름이 엎친 데 덮친다.
이러고 있을 땐가. 당장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금융기관 동시다발 해킹 사건만 해도 그렇다. 첨단 지능 범죄를 감당할 준비가 조금도 되어 있지 않다. 몇몇 시중은행에서 AI 해킹공격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말이다. 그런데도 경찰은 어제서야 사이버테러수사대를 전담수사팀으로 지정하고 정식 수사에 나섰다. AI 해킹이 중수청장에게 즉시 통보해야 하는 사건인지 아닌지 판단하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다. 사건을 어디서 맡아야 최선일지 가르마를 못 타서 절절매는 일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검찰개혁 내부 논쟁이 초대 중수청장 지명 이후 확전 양상인 것도 걱정스럽기만 하다. 추미애 경기지사가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지명에 “내란 세력에 업혀서 왜 전전긍긍하느냐”고 비판한 것이 대표적이다.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도 김 후보자를 향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람이 1호가 되면 안 되는 것”이라고 공개 반발했다. 대통령이 임명을 결정했고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을 거쳐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서까지 보낸 마당이다. 과연 영(令)이 서 있는 정부인지 황당하고 걱정스럽다.
여권 강경파의 반발에 이 대통령이 연일 소셜미디어로 대응하고 강경파는 또 반박한다. 이 대통령이 “검찰개혁 주장자 대부분이 법무부에 중수청과 공소청을 두자고 했다”고 하자 더불어민주당의 김용민 의원은 “중수청을 법무부에 두는 방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했다. 급기야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은 국민 위해 하는 것이지, 특정 개인들의 정치적 유산을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엑스(X)에 글을 올렸다.
대체 배가 어디로 가고 있는 건가.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검찰을 공중분해했을 때는 움직일 수 없는 논거와 해법이 마련됐어야 한다. 검찰청 폐지의 제도개혁에 국민은 혼돈에 휩싸여 있다. 검찰개혁이 진정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여권은 정치적 의도가 빤한 소모적인 입씨름부터 당장 멈춰야 한다. 지금은 새로운 수사시스템의 허점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합치는 것만이 해답이다.
2026-10-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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